하늘 느낌
- 윤경재 요셉
길도 휘청이는 동구 밖
흔들리지 못 하는
가난한 솟대가 어슷하니 서 있다
떠올랐다간 담아두고 마는 도돌이표 침묵
우리 대신 부끄러워 낯을 가리는 달과
누군가의 휘파람이 되려고 입술 오므린 별들
해 저물녘 온통 둥글게 충혈된 미소
여전히 뒷 그림처럼 번져가고
풀잎 하나 베어 문 바람결은
세월의 작은 굴곡 하나 놓치지 않았다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바라본 구름처럼
한걸음에 다가와 지켜보는 들꽃 까치 다람쥐
눈동자들은 하늘을 닮아 둥글었구나
동심원 같은 눈물이 일렁이고
종종 무언가 잊어버리는 것 같아도
하늘이 그냥 잃어버리는 건 없었다
[출처: 중앙일보] 바람결에 세월의 굴곡을 거풍한다, 내 몸을 씻는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613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