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하신 예수께서 베다니아의 라자로에게 나타나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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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현희 | 작성일2019-12-27 | 조회수1,555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4월의 맑은 아침해가 라자로의 정원 장미나무와 쟈스민의 숲을 온통 반짝이게 한다. 회양목과 월계수로 된 울타리와 어떤 길 끝에서 너울 거리는 큰 종려나무와 양어지곁에 있는 대단히 무성한 월계수는 모두 신비로운 손으로 씻긴 것 같다. 그만큼 밤이슬이 풍성하게 내려 나뭇잎들을 씻고 또 아직도 덮여있어서, 어떻게나 나뭇잎들이 반짝거리고 깨끗한지 꼭 에나멜을 새로 칠한 것 같다. 그러나 집은 조용하다. 창문들은 열려있다. 모든 커어튼이 드리워져 있고 어슴푸레한 방들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안쪽에는 문이 활짝 열려 있는 현관이 있는데 그리로 들여다보이는 여러 방들이 보통은 연회에 쓰이는 방들인데 아무런 호사스런 장식도 없는 것을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 너머로는 포석이 깔리고, 의자가 죽 놓여 있는 회랑으로 둘러싸인 넓은 안마당이 있다. 이 의자들에는 많은 제자가 앉아 있고, 땅바닥이나 자리 또는 대리석에 앉아 있는 제자들도 있다. 그들 가운데에는 사도 마태오, 안드레아 ,바르톨로메오, 알패오의 두 형제 야고보와 유다, 제베대오의 야고보와 목자들인 제자들과 마나헨,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제자들이 있다. 열성당원도 라자로도 막시미노도 보이지 않는다.
열성당원이 뛰다시피 하면서 들어와서 "라자로가 여기 있나? "하고 묻는다.
이곳은 이 시간에는 쓸쓸하고 수반 둘레에 있는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그늘이 많아서 시원하다. 수반의 물은 산의 근원에서 내려오는 물로 끊임없이 갈라져서 깨끗하고 넘쳐서 땅을 축축하게 해준다. 필립보는 샘의 제일 높은 전에 헝클어지고 먼지가 뿌옇게 앉은 머리를 숙이고 앉아있는데 살갗이 벗겨진 발에는 구멍 뚫린 샌들이 매어져있다. 라자로가 동정어린 목소리로 그를 부른다.
"필립보, 나한테 오시오! 우리 선생님께 대한 사랑으로 서로 사랑합시다. 선생님의 이름으로 결합합시다. 그렇게 하는 것도 역시 선생님을 사랑하는 것이오!"
"그럼 자네는 자네 자신을 용서하나?" "아니야. 그렇지만 아무 좋은 결과도 내지 못하는 낙담에 빠져 있지 않는 것으로써 할 수 있는 대로 속죄를 하려고 생각해. 우리는 서로 결합해야 해. 요한과 결합해야 해. 그래서 선생님의 최후를 알아야 해. 요한은 줄곧 선생님을 따라갔으니까.' 필립보에게 동료 바르톨로메오가 대답한다.
"라자로, 당신은 알고 있었어요?" 하고 필립보가 묻는다. "알고 있었어요. 안식일 저녁부터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또 우리가 어떻게 했어야 했다는 것을 자세히 아는 것이 내게는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이었지요..."
"나는 세상 사람들 앞에 내 동료들 앞에 나타나기가 창피스러워요...." "우리 모두가 마찬가지야!" 하고 바르톨로메오가 한탄한다. "맞아 .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 용서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필립보는 더 크게 운다. 그러나 지고 만다. 그리고 며칠 사이에 늙은 것 같은 몸을 구부리고 라자로 곁에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안마당에까지 간다. 그가 동료들을 바라보는 눈길이나 그를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길이나 모두 그들의 전적인 의기소침의 명백한 고백이다. 라자로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말한다.
"그리스도의 양떼의 새 양 한 마리가 늑대들이 오는 바람에 겁이 나서 목자가 잡힌 다음 도망을 했다가 친구에게 거두어졌습니다. 길을 잃고서 혼자있는 쓰라림을 맛보고, 형제들 사이에서 같은 잘못을 슬퍼하는 위안조차도 가지지 못했던 이 양에게 나는 선생님의 사랑의 유언을 되풀이합니다. 나는 천사들의 무리 앞에서 맹세합니다. 선생님은 다른 많은 말씀도 하셨지만, 당신들의 현재의 인간적인 약함으로는 그것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참말이지 그 말들로 내 마음이 열흘 전부터 갈기갈기 찢어놓을 만큼 슬픈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일 내 생명이 실제로 보잘 것 없고 결함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내 주께 소용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선생님을 잃음으로 모든 것을 잃은 친구와 제자로서의 이 고통의 상처로 의기소침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말씀 외에 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부패한 예루살렘의 가스로 내 제자들까지도 미치게 될거요. 그들은 도망쳐서 당신 집으로 올 거요' 하고. 사실 당신들은 모두 왔어요. 모두 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베드로와 가리옷 사람을 빼고는 당신들 모두가 내 집과 친구인 내 마음을 찾아왔기 때문이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들을 다시 모아서 흩어진 내 양들에게 용기를 다시 주시오. 그들에게 내가 용서해 준다고 말하시오. 그들에 대한 내 용서를, 당신에게 맡기오. 그들은 도망친 것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스스로 얻지는 못할 거요. 그들에게 내 용서를. 실망하는 더 큰 죄를 짓지 말라고 말하시오' 하고.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선생님의 이름으로 당신들에게 용서를 주었어요. 그리고 용서라는 그렇게도 거룩하고 그렇게도 전적으로 선생님의 것인 이것을 선생님의 이름으로 당신들에게 주는 것이 얼굴이 떳떳했어요.
용서란 완전한 사랑입니다. 죄지은 사랑을 용서해 주는 사람은 완전히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임무가 내 어려운 순종에 힘을 주었어요... 사실 내 다정스러운 누이 동생들인 마리아와 마르타처럼 나도 그곳에 있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은 골고타 언덕에서 사람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히셨지만, 나는 정말이지 여기에서 순종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가슴을 찢는듯한 고통입니다. 그러나 이 고통이 선생님의 영을 위로해 드리는데 소용되고 선생님이 제자들을 모으셔서 그들의 믿음을 완전하게 하실 때까지 그들을 구하는데 소용이 된다면, 사흔날이 다 끝나기전에 적어도 선생님의 유해나마 공경하러 가고 싶은 내 갈망을 다시 한 번 희생합니다.
선생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그 무서운 시간부터 내게는 불이 환하게 켜졌고, 힘이 마구 솟아 올라요. 모든 것이 조명되고, 모든 것이 나고, 모든 것이 돋아나요. 보잘 것 없는 인간적인 뜻으로 내게 남아있는 말은 없어요. 오히려 내가 선생님을 통해서 또는 선생님에게서 들은 것이 이제는 생명을 가지게 되어서 실제로 내 메마른 황야가 기름진 화단으로 변해서 거기에서는 꽃 하나하나가 선생님의 이름을 가지고 있고 일체의 액이 그분의 축복받은 심장에서 생명을 얻어냅니다.
라자로의 호화로운 집의 마당은 왠지 모르게 박해와 영웅적인 믿음의 시대의 그리스도교의 유력한 선조들의 집을 연상시킨다.....라자로는 스승을 버린데 대한 그의 고민을 가라앉힐 이유를 찾아내기에 이르지 못한 알패오의 유다에게로 몸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엇엔가 끌려서 몸을 일으킨다. 주위를 둘러보며 몸을 돌리더니 이렇게 분명히 말한다.
"주님, 가겠습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재빨리 동의하는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마치 그를 부르면서 앞장서 가는 어떤 사람을 따라가는 것처럼 뛰어서 나간다. 모두가 놀라서 서로 쳐다보며 서로 묻는다 "뭘 봤길래 저러지?" "자넨 무슨 목소릴 들었나?" "아니, 아무 것도 없는데!" "난 못 들었어." "나도 못 들었어." "그럼? 라자로가 혹시 병이 도진 게 아니야?" "그럴지도 몰라...저 사람은 우리보다 더 괴로워했고, 비겁한 우리들에게 많은 힘을 주었어. 어쩌면 저 사람이 지금 정신착란을 일으켰는지도 몰라. " "아닌게 아니라, 저 사람의 얼굴이 대단히 변했어." "그리고 말할 때 그의 눈길이 타는 듯했어." "예수님이 저 사람을 하늘로 부르신 걸까?" "사실 라자로는 조금 전에 자기의 목숨을 바친다고 했지....예수님이 꽃처럼 이내 꺾으신 거야...아이구! 우린 불행하게 됐네! 그러니 이젠 어떻게하지?"
잡다하고 비통한 해석들이다. 라자로는 현관을 지나 정원으로 들어가서 여전히 뛰어가면서 미소를 짓고 중얼거리는데, 그것은 그의 영혼이 말하는 것이다.
" 주님 갑니다"
그는 푸른 은신처를 이룬 회양목의 작은 숲에 이르렀다. 우리 같으면 푸른 정자라고 할 말한 곳이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갖다 대고 외친다. " 오! 주님! "
"라자로, 모든 것이 완수되었소. 충실한 벗인 당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왔소. 당신에게 내 형제들더러 즉시 최후의 만찬의 집으로 가라고 이르려고 왔소. 당신은 지금 당장은 이곳에 그대로 있으시오. --- 이것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인한 친구로서의 또 하나의 희생이오. --- 당신이 괴로워할 줄은 내가 아오. 그러나 당신은 마음이 너그럽다는 것도 알고 있소. 당신의 동생 마리아는 벌써 위로를 받았소. 내가 마리아를 보았고, 마리아도 나를 보았으니까요."
"형제들, 주님은 부활하셨습니다.! 주님이 나를 부르셔서 가서 주님을 뵈었어요. 주님은 당신들에게 즉시 최후의 만찬의 집으로 가라고 이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시오.! 가요! 주님이 나더러는 여기 남아 있으라고 하시니까 나는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내 기쁨은 더할나위 없습니다..." 그러면서 라자로는 기뻐서 울고, 한 편 사도들에게는 예수께서 명령하시는 곳으로 먼저 가라고 재촉한다. "가시오! 가요! 주님은 당신들을 보기를 원하십니다. 당신들을 사랑하셔요. ! 주님을 두려워하지 마시오....오! 그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주님이시고, 인자하시고, 사랑이십니다.! "
제자들도 일어난다....베다니아에서는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마음에 큰 위로를 받은 라자로만이 남아있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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