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테파노의 순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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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현희 | 작성일2020-01-07 | 조회수1,271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목요일에서 금요일에 걸친 밤 예수를 재판할 때와 똑같은 좌석 배치에 똑같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최고 회의의 큰 방이다. 대사제와 다른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있다. 가운데 빈 공간에는 대사제 앞,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예수께서 계셨던 자리에 이제는 스테파노가 있다. 소란이 극도에 달해 있고, 소란이 격렬한 정도가 배반을 하고 하느님을 죽인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 밤 그리스도께 대하여 흥분했던 소란의 정도와 아주 같은것으로 보아, 스테파노는 그의 믿음을 고백하고, 그리스도의 참 성격과 교회에 대하여 벌써 말을 했을 것이 틀림없다.
얼굴에 흘러내리는 침과 무지하게 맞은 코에서 흘러내리는 피는 상관하지도 않고, 어느 한 순간 영감을 받은 얼굴과 빛나고 미소지은 눈길을 들어 그만이 아는 어떤 환상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런 다음 그는 십자가 되게 팔을 벌리고 그가 보는 것을 안으려는듯이 올린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으며 외친다.
"저기 하늘이 열리고 당신들이 죽인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신 사람의 아들 예수님이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것이 보입니다."
"가믈리엘 선생님, 선생님은 이 재판을 돕지 않으십니까?"
"선생님, 선생님은 저희들의 단죄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제게 말씀하시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가믈리엘은 그를 바라보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는다. 사울은 계속한다. "저 사람은 벨제붓(마귀)이 들린 사마리아 사람을 따라서 율법을 버렸고, 또 선생님의 제자로 있다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중으로 죄가 있습니다. 가믈리엘은 여전히 그를 보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사울은 이렇게 묻는다. "아니, 혹 선생님도 예수라고 하는 악당과 한 편이 아니십니까?"
"아직은 아니다. 그러나 그분이 자기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던 그대로라면, 또 사실 그분이 그렇다고 증명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면 나는 하느님께 그렇게 되게 해주십사고 빈다."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하고 사울이 부르짖는다. "소름끼칠 것 하나도 없다. 각 사람은 쓰라고 받는 지능이 있고, 적용하라고 받은 자유가 있다.그러므로 각자는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자유와 각 사람의 마음에 넣어주신 빛에 따라서 자기의 지능을 써야 한다. 의인들은 악을 위해 쓸것이다"
그리고는 헌금궤가 있는 안마당 쪽으로 가서, 예수께서 거기에 기대 서서 성전의 헌금궤에 자기가 가진 것 전부, 즉 동전 두 푼을 넣는 불쌍한 과부에 대하여 말씀하셨던 그 기둥에 서서 기대 선다. 그가 그 곳에 있는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사울이 다시 그에게로 와서 그의 앞에 떡 버티고 선다.
두 사람은 아주 대조적이다. 가믈리엘은 키가 크고 고상하고 아름다운 용모에 대단히 유다인다운 얼굴 모습이며 이마가 높고, 예수의 코를 약간 연상케 하는 곧고 오뚝하고 날씬한 코 양쪽위로 숱하고ㅡ(일)자로 된 눈썹 아래에는 새까맣고 총명하고, 꿰뚫어보는 듯하고, 길게 파이고 음푹 들어간 눈을 가졌다. 피부 빛깔도 입술이 엷은 입도 그리스도의 피부 빛깔과 입을 연상시킨다. 다만 가믈리엘의 콧수염과 수염은 전에는 매우 검었었는데, 지금은 반백이고 더길다.
가믈리엘은 분명하고 세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선생님이 나자렛 사람의 제자들인 저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들을 옹호하십니까?" "나는 정의를 옹호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의는 판단할 때에 신중하고 공정하라고 가르친다. 되풀이 해서 말한다만 만일 이 일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면, 지탱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저절로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죽어 마땅할지 모르는 사람의 피를 내 손에 묻히기는 원치않는다." "바리사이파이고 박사이신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지극히 높으신 분이 무섭지 않으십니까?" "너보다도 더 두려워한다. 그러나 나는 곰곰히 생각해본다. 그런데 기억나는 것은...너는 아직 어린아이여서 율법의 아들이 되지 못했었는데, 나는 벌써 이 성전에서 가르치고 있었다. 그 시절의 가장 지혜로운 선생님과...또 지혜롭기는 하지만 의인은 아니었던 다른 선생들과 같이, 우리의 지혜는 우리의 여생 동안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 교훈을 이 안에서 얻었다. 우리 새대의 가장 지혜롭고 가장 의로운 분의 눈은 그 시간의 기억을 간직한 채, 그리고 그의 정신을 사람들에게 특히 의인들에게 나타난 한 어린 아이의 입술에서 들은 그 진리들을 연구하던 중에 감기고 말았다. 내 눈은 계속 지켜보았고, 내 정신은 사건과 일들을 정리하면서 계속해서 곰곰히 생각했다. ..나는 지극히 높으신 분이 한 어린아이의 입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특은을 받았다.
그 어린 아이는 그 후 의롭고 지혜롭고 능하고 거룩한 어른이 되었고, 바로 그 자질 때문에 죽음을 당했다. 그 어린 아이가 그때 한 말들은 여러 해 뒤에, 다니엘이 말한 시기에 사실로 확증되었다...내가 전에 깨닫지 못했으니 참 불행한 사람이다! 믿고 이해하기 위해 마지막 무서운 표를 기다렸으니 말이다.! 그때도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도 깨닫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불행하다! 다니엘의 예언과 다른 예언자들과 하느님의 말씀의 예언이 계속되고, 이 예언들은 메시아를 그의 제자들을 통해 박해하기를 계속하고 완고하고 눈멀고 귀머거리이고 옳지 못한 이스라엘에 대하여 채워질 것이다!"
" 빌어먹을 ! 선생님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군요! 만일 선생들이 거짓 메시아를 찬양하고 믿느라고 참 하느님 야훼를 배반하고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면 정말 하느님의 백성에게는 이젠 구원이 없어지겠습니다!"
벌써 기진맥진하고, 상처입고 형장을 향하여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부제에게로 욕설과 조소와 매가 계속 쏟아진다. 성 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황폐하고 돌이 많은 공간이 있다. 그곳에 이르러 사형집행인들은 옷이 찢어지고, 벌써 받은 상처 때문에 몸의 여러 군데가 피투성이가 된 사형선고 받은 사람을 혼자 한가운데 놓아두고 빙 둘러 원을 이룬다.
"여보게, 그리스도의 길에서 자넬 기다리고 있겠네."
"더러운 놈! 마귀들린 놈! " 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게다가 매를 맞고 아파서 쓰러지려고 하는 부제의 다리를 힘껏 걷어찬다. 사방에서 날아온 돌을 여러번 맞은후 스테파노는 상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무릎을 꿇고 분명히 오래된 어떤 일화를 회상하고 상처입은 관자놀이와 이마를 만지면서 속삭인다.
"선생님께서 내게 예언하신 대로! 화관이...루비가...오 주님, 제 선생님이신 예수님, 제 영혼을 받으십시오!"
"주님...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저들의 죄 때문에 원한을 품지 마십시오...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
죽음이 와서 그의 말이 입술에서 중단된다. 마지막으로 한 번 펄쩍 뛰어올랐다가 몸이 움츠러든채로 있다. 숨을 거둔 것이다. 사형 집행인들은 앞으로 나아오며 또 한 차례 돌 세례를 주어 그를 거의 돌에 묻히게 한다. 그런 다음 옷을 다시 입고 그 곳을 떠나, 악마적인 열광에 취하여 그들이 한 일을 보고하려고 성전으로 돌아온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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