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하느님과 아브람의 계약/아브라함/성조사[1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0 조회수1,407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5. 하느님과 아브람의 계약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에게 이루어주시겠다고 약속한 후손과 땅에 대해 말씀하셨다. 비록 아브람이 환시중이긴 했지만, 서로가 충분히 교감되었을 게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이 약속에 대해 계약을 하자면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삼 년 된 암송아지 한 마리와 삼 년 된 암염소 한 마리와 삼 년 된 숫양 한 마리, 그리고 산비둘기 한 마리와 어린 집비둘기 한 마리를 나에게 가져오너라.”

 

계약을 이루시고자 하느님께서는 가축과 날짐승들을 준비하란다. 이것들은 다 나름으로 어떤 의미를 나타내거나 부여하는 예표내지는 의미가 있을 게다. 여러 의견이 분분하기에 상세는 논외로 한다. 또 가축에 한해서는 삼 년 된 것을 마련해야 한다니, 이도 여러 의미가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삼위일체를 나타낸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날짐승은 영적인 것을 의미한단다. 이런 면에서 보면 가축은 어쩜 육의 면을 강조한다고나 할까.

 

아무튼 아브람은 이 가축들을 주님께 가져와서 반으로 잘라, 잘린 반쪽들을 마주 보게 차려 놓았다. 그러나 날짐승들은 자르지 않았다. 맹금들이 죽은 짐승들 위로 날아들자, 아브람은 그것들을 쫓아냈다. 통상 계약을 맺을 때 이렇게 동물들을 잘랐기 때문에, 히브리 말에서는 계약을 맺다계약을 자르다로 많이 표현한다나. 이 경우 잘린 동물의 두 부분은 계약의 당사자들을 상징하고, 동물을 자르는 행위는 계약을 위반할 경우 이러한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맹금들이 죽은 짐승들 위로 날아들었다. 아브람은 그것들을 쫓아냈다아브람은 하느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그리고는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상념이 닥쳐도 그는 끝내 정신을 잃지 않은 채, 다가올 하느님의 다음 분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 질 무렵, 아브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는데, 공포와 짙은 암흑이 그를 휩쌌다. 그래도 하느님께서 뽑은 아브람은 공포와 그 짙은 암흑속의 두려움을 용케 견디고 있었다.

 

드디어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연기 뿜는 화덕과 타오르는 횃불이 그 쪼개 놓은 짐승들 사이로 지나갔다화덕과 횃불이 지나갔다는 것은 하느님의 출현을 상징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그곳에서 계약이라는 의식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비록 쌍방 계약이라지만, 아브람은 하느님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내 얼굴을 보지는 못한다.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살 수 없다’(탈출 33,20).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이 쪼개 둔 짐승들 사이로 홀로 지나가셨다.

 

그날 주님께서는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또 이르셨다. “나는 이집트 강에서 큰 강 곧 유프라테스 강까지 이르는 이 땅을 너의 후손에게 준다.” 별처럼 많은 후손과 저 광활한 땅을 주시겠다는 하느님 약속의 계약은 이렇게 어둠 속에서 이루어졌다.

 

고대 근동에서는 종주국과 속국 사이의 동맹은 통상 종주국 임금의 약속과 속국 임금의 맹세, 그것도 당사자들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주로 이루어졌단다. 그러나 하느님과 아브람의 계약은 하느님 친히 아브람에게 약속을 지키시겠다는 맹세를 통해서 계약을 맺으신다. 이는 하느님께서 약속을 주도하시고 이 계약의 장래 역시 그분에게 달렸음을 강조한다.

 

어쩌면 세례로 하느님 자녀가 된 우리의 먼 장래 역시 그분 손에 좌우될 게다. 하느님께서는 죄 많은 우리를 항상 연민의 마음으로 회개하고 돌아설 것을 기대하신다. 하느님께 부끄럽지 않은 자녀로 살아가도록 하루하루를 그분께 의지하는 삶을 살자. 분명한 것은 아브람이 주님을 믿으니, 주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 우리도 그분을 야무지게 믿어 아브람이 받은 그 의로움이 우리에게도 주어지는 그런 믿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계속]

 

[참조] : 이어서 '16. 사라이와 하가르'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환시,약속,계약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