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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알기 쉬운 미사 전례21: 감사 기도인가 성찬 기도인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29 조회수371 추천수0

[알기 쉬운 미사 전례] (21) 감사 기도인가 성찬 기도인가?!

 

 

- 감사 기도의 핵심은 ‘감사’와 ‘축성’이다. ‘감사송’에서 사제는 거룩한 백성 전체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구원 업적 전체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축성은 ‘축성 기원 성령 청원’과 ‘성찬 제정과 축성문’을 통해서 교회 공동체가 봉헌한 예물인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경이로운 신앙의 신비가 이뤄진다. 이 순간에 모두 집중하라고 복사는 종을 친다. CNS 자료사진

 

 

불행과 행복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행한 사람은 준 것을 기억하고 받은 것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준 것을 잊어버리고 받은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것을 감사하게 여깁니다. 어떤 것을 기억하느냐의 차이가 불행과 행복을 나뉘는 듯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더 많이 기억하나요?

 

미사의 가장 핵심 단어는 ‘기억’입니다. 단순한 회상을 넘어서서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사건으로 만드는 창조적 힘을 지닌 ‘기억’은 히브리어 ‘다바르’(dãbãr), 그리스어로 ‘아남네시스’(anamnesis)라고 합니다. 교회는 성찬 전례, 특히 감사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업적 전체를 ‘기억’하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찬미와 찬양을 합니다.

 

예전에는 ‘감사 기도’(Prex eucharistica)를 ‘성찬 기도’라고 했는데, 그것은 ‘Liturgia eucharistica’(직역 ‘감사 전례’)를 ‘성찬 전례’로 번역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그리스도께서 ‘사제요 제대이며 어린양’(부활 감사송 5)으로 주재하시는 거룩한 잔치라는 의미를 살려서 ‘성찬 전례’라는 용어는 그대로 사용하고, 대신에 ‘성찬 기도’를 본래의 뜻인 ‘감사 기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사 기도의 용어들을 살펴보면, 유다인들이 종교적 식사에서 가장이 빵과 잔을 들고 바치는 찬양 기도를 ‘베라카’라 하고, 사도 교회는 이 기도를 찬양 기도라는 뜻으로 ‘에울로기아’(Eulogia) 또는 감사 기도라는 의미로 ‘에우카리스티아’(Eucharistia)라 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에우카리스티아’를 선호하여 지금에 이르렀으며, 동방 교회는 ‘봉헌’이라는 의미의 ‘아나포라’(Anaphora)라고 부릅니다.

 

감사 기도를 이루는 주요 요소는 감사(감사송), 환호(거룩하시도다), 성령 청원(축성과 일치 기원), 성찬 제정과 축성문, 기념(주님의 수난과 부활과 승천을 기억), 봉헌(흠 없는 제물을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봉헌), 전구(하늘과 땅에 있는 온 교회가 하나 되어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음), 마침 영광송(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림)입니다.

 

감사 기도의 핵심은 ‘감사’와 ‘축성’입니다. ‘감사송’에서 사제는 거룩한 백성 전체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구원 업적 전체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축성은 ‘축성 기원 성령 청원’과 ‘성찬 제정과 축성문’을 통해서 교회 공동체가 봉헌한 예물인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경이로운 신앙의 신비가 이루어집니다. 이 순간에 모두 집중하라고 복사는 종을 칩니다.

 

「천주교 요리문답」의 첫 번째 질문과 답은 감사 기도의 의미와 연결됩니다.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救)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천주를 알아 공경하는 기본은 하느님이 하신 구원 업적을 기억하고 그분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고, 자기 영혼을 구(救)하는 첫걸음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사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와 ‘축성’을 이루는 감사 기도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행해야 하는 이치대로 살도록 이끌어 줍니다. ‘손과 함께 우리의 마음도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 들어 올리며’(애가 3,41) 감사를 드릴 때, 하느님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어 창조 때의 모습, 곧 ‘하느님의 모습’(창세 1,27)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가톨릭신문, 2024년 5월 26일,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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