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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겠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0 조회수1,136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겠습니다!

멋진 강아지들도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낯선 방문객이라도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최선을 다해 컹컹 짖습니다.

나름 자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아랫쪽을 예리하게 주시하는

모습이 정말 웃깁니다.

산책 가자!” 하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펄쩍 펄쩍 뛰고

난리가 납니다. 맛있는 것 들고

나가면 좋아서 한바퀴 돌고

또 돌고 춤을 춥니다.

그런데 강아지들과 함께 살려하니

어쩔 수 없이 작은 매뉴얼들이

만들어집니다. 짜거나 매운 간식은

주지 말아야 합니다.

비가 오면 처마가 있는

뒷쪽으로 옮겨줍니다.

물 당번, 개밥 당번,

산책 당번을 정합니다.

개에 대한 규정이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율법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율법이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들 위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율법 조항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율법 학자들은

너무 율법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율법 준수만이 구원에 이르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율법 한 조항

한 조항에 대해 세부적으로

연구했고, 자연스레 법규들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그 모든

규정들은 단 한치의 빈틈도 없이

일상생활에 적용시켰습니다.

율법의 핵심적인 사상은 뒷전이 되고,

셀수도 없이 많은 율법 조항들을

준수하느라 삶 자체가 피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제정된

율법이 반대로 사람들을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율법은 부담이요 족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율법주의에 깊이 함몰되어

율법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을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는

율법 안에 담긴 정신,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강조하십니다.

결국 셀수도 없이 많은 율법 조항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환원시킴으로 단순화하셨습니다.

가장 작은 계명도 소중히 여기고

충실히 지키라는 예수님 말씀을

묵상하다가 오늘 내 삶 안에서

가장 작은 계명은 대체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언젠가 나름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느라 영적생활이 많이

부실했던 때로 기억합니다.

강력한 경고 메시지 하나가

제게 날아왔습니다.

그 메시지를 대하는 순간

그야말로 화들짝 놀랐습니다.

기도생활이나 영적생활의

모범이요 본보기가 되어야 할

사제로 살아가면서

일반 신자들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게 될 말입니까?

하루 가운데 수행하는 영적

직무라고는 고작 초스피드로

끝나는 미사뿐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그 미사조차도 영혼이나

정성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따지고 보니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가장 작은 계명이란

가장 기본적인 계명,

가장 기본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영적생활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해보니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기도생활, 기본적인

공동생활, 기본적인 형제적 삶!

서품 때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엄숙히

서약한 성무일도의 의무!

힘들더라도, 억지로라도

바치는 게 가장 작은 계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목숨처럼 소중히 여겨야 할

매일의 미사를 최대한의

경외심을 지니며, 지극정성으로

집전하는 것이 가장 작은

계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성모님의 총애를 받는 사제로서

정성껏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이

가장 작은 계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한 영적생활의

결실로 하루하루를 충만히 사는 것,

가장 작은 계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어떤 분들 보면, 아직 기본이

튼튼하지 않은데...다시 말해서

가장 기본적인 영성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더 특별한 것,

뭔가 더 화려하고 고상해보이는 것을

추구하고 찾아다닙니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는데,

멀리 물 건너 특별한 곳,

버스 대절까지 마다않고

신통방통한 곳들을 찾아다닙니다.

심각한 영적생활의 불균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가정 공동체 안에,

본당 공동체 안에 진귀한

보물들이 잔뜩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잘 한번 찾아보는

여정을 다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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