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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우리를 향한 예수님 끝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 세족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09 조회수1,839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우리를 향한 예수님 끝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 세족례!

최후만찬 석상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유명한 세족례(洗足禮)를 거행하십니다.

유다인들의 전통 안에서 세족(洗足)

종이 주인에게, 부인이 남편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행하던 것이었습니다.

만일 주인이 종의 발을,

남편이 부인의 발을,

아버지가 아들의 발을 씻어주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지탄받아 마땅한 몰지각한 행위였습니다.

그런 배경에는 권력을 지닌 사람이나

가진 자들, 윗사람의 허영심과

과시욕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모든 것을 뒤집는 데

명수이신 분이십니다.

껄끄럽고 어색한 것을 못견뎌

하시는 분이십니다.

아직도 허세와 명예욕으로 가득한

제자들과 오늘 우리에게 보란 듯이

강펀치 하나를 날리십니다.

아무리 말씀으로 가르치고

또 가르쳐도 못알아들었던 제자들과

오늘 우리들을 향해 온 몸으로

귀한 가르침을 건네시는 데,

그것이 바로 세족례였습니다.

최후의 만찬 중에 갑자기 식탁에서

일어나신 예수님께서는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허리를 굽혀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으십니다. 한명 한명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수건으로 닦아주셨습니다.

이윽고 베드로 사도 차례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니

베드로 사도는 무척이나 당황했습니다.

머릿속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두 번이나

완강히 거절합니다.

주님,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요한복음 136)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요한복음138)

라고 단언하십니다.

위 단언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베드로가 세족을 거부한다는 것은

스승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베푸시는 교회의 세례를

거절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족례와 세례를 거부하면

스승과의 인연을 끊는

절교인 것입니다.

구세주 하느님께서 그 존귀하고

순결한 손으로 하찮은

한 인간 존재의 더러워진 발을

씻어주시는 행위가 곧 세족례라는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은혜롭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세족례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 존재의 가치와 품위를

크게 높여주셨기에 깊은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또한 권력이나 권위는 군림이 아니라

섬김을 위한 도구임을 온 몸으로

알려주시니 또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세족례 앞에 오늘

우리는 어떠합니까?

우리가 지니고 있는 손톱만한 힘이나

권위를 그에 걸맞게 사용하고 있는지요?

혹시라도 일년 내내 섬김을 받다가

목요일 하루만 세족례를

거행하는 것은 아닌지요?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표현이

또한 감사하고 은혜롭습니다.

당신은 곧 다가올 끔찍한 죽음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우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곧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사랑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 끝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이

세족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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