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3) 방송 미사에 대해서
성전에서 봉헌하는 미사와 방송 미사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2020년 2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우리 모두는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고, 우리의 당연했던 일상은 멈춰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천주교 대전교구에서는 2020년 2월 20일, 공문을 통해 신자들에게 처음으로 교구 대책을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되어, 정부의 위기대응 지침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었고, 주교회의에서는 ‘잠정적 미사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였습니다. 동시에 교구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에 따른 교구 후속 조치”라는 이름으로 구체적으로 준수해야 할 점을 안내했습니다. 특히, 교구장 공문을 통해 처음으로 “방송 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지침이 전달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당시는 매우 어렵고 부득이한 환경이었습니다.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없었고,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는 이들은 눈에 띄게 제한되었고, 대신 방송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늘었습니다. 물론 정부의 지침을 거슬러 무조건 성전에 와서 미사를 봉헌하라고 강요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성전을 찾는 것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방법인 방송 미사로 미사 참례를 대체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점은 교회가 마주한 지극히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2020년 성모 승천 대축일에 교황청에서 “기쁘게 성찬례로 돌아갑시다.”라는 서한을 발표합니다. 일부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단들이 병약한 이들과 교회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하여 소중한 역할을 하고, 공동체 거행이 불가능한 이 시점에서 미사를 방송하는 훌륭한 역할을 해 왔지만, 어떠한 방송도 [신자들의] 직접적인 미사 참례와 비교할 수 없고 대체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방송은, 가상의 방식이 아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서 머무른다.’(요한 6,56)라고 참으로 말씀하신 강생하신 하느님과의 인격적이고 친밀한 만남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 내용은 부득이한 상황에 놓인 이들, 병약한 이들, 교회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방송 미사의 역할은 분명하지만,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봉헌하는 미사와 비교할 수도 없고,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방송 미사는 분명 신앙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성사로써 이루어지는 미사 봉헌을 직접적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성체를 받아 모시는 미사 참례와, 다른 이들이 성체를 모시는 것을 시청하는 미사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곧,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미사를 시청하는 것과 함께 모여 기도하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미사를 봉헌하는 차이를 깨달아야 합니다. 성체를 직접 모시지 못하는 점에서 방송 미사가 가진 한계는 분명합니다. 2020년 교황청에서 발표한 서한의 제목을 다시금 기억하며 우리 “다시 기쁘게 성찬례로 돌아갑시다.” [2024년 6월 23일(나해) 연중 제12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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