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5 조회수2,237 추천수12 반대(0)

산보 가는 길에 새의 둥지를 보았습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에 둥지가 있었습니다. 어미 새가 알을 품고 있었습니다. 어미 새는 몇날 며칠 둥지를 떠나지 않았고, 알을 품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지켜보지만 어미 새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벌써 10일 이상 지났으니 곧 둥지에서 새끼 새를 볼 것 같습니다. 한 마리의 새끼 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어미 새의 눈물겨운 품기가 있었음을 보았습니다. 돌아보면 쉽게 포기한 것이 참 많았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포기하기도 했고, 게으름 때문에 포기하기도 했고, 열등감 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고, 이기심 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고, 주변의 환경을 탓하며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몇 번 들었습니다. 지난달에 마지막 방송을 했는데 1987년부터 진행했으니 33년이 되었습니다. 방송할 때는 20대 였는데 지금은 50대 후반이 되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눈이오나 비가 오나 시청자들을 위해서 방송했다고 합니다. 33년이란 긴 시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강석, 김혜영 진행자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충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잠시의 방심과 나태함 때문에 또다시 어려움이 시작되곤 합니다. 한국은 코로나19에 대해서 대처를 잘 하였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개학을 앞둔 시기에 이태원에서의 감염이 있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개학이 연기되었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밀집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사람들 사이를 신나게 돌아다녔고, 확진자는 다시 늘어났습니다.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처로 일단락되었지만 경각심을 주기에는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 진리에는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신화 쪽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복음 선포자의 일을 하고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에게 하는 말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은 죽비가 되어 제게도 신발 끈을 다시 조이게 합니다.

 

신앙인은 천사들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미카엘 천사처럼 나의 신앙을 굳게 지키며,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에게 담대히 신앙을 증거해야 합니다. 신앙이 약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가브리엘 천사처럼 나의 뜻이나 나의 욕심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파엘 천사처럼 신앙의 여정에 좋은 안내자가 되어야 하고, 상처 입은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 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을 베푸는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나의 마음에 무엇을 쌓아 놓을 것인지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를 지냈으면 합니다.

 

저희를 성자의 살과 피로 기르시고 주님의 성령으로 다스리시어 저희가 말보다 진실한 행동으로 주님을 찬양하며 마침내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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