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같은 물건을 파는 두 상인이 있었습니다. 서로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둘을 화해시키시기 위해 천사를 보냈습니다. 천사가 먼저 한 사람에게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청하는 것의 두 배를 그의 경쟁자에게 해 주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상인은 깊이 생각하다가 그 천사에게 자신의 한쪽 눈을 멀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은 양쪽을 다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복의 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현상만 보더라도 특별히 우리나라는 행복의 방법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나 유럽의 나이별 행복도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이에 따라 반대의 그래프를 그립니다. 즉, 외국은 어렸을 때 행복하고 중장년이 되면 힘들었다가 노년이 되면 다시 행복해지는 ‘∪’자 형태를 그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린이 때의 행복을 되찾는 경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로 ‘∩’자의 형태입니다. 어렸을 때 행복하지 못했다가 중장년 때 행복하고 노년이 될수록 행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덜 행복해질까요? 그것은 어렸을 때 제대로 행복한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마치 보물 지도를 보고 보물섬을 찾아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보물섬은 보물 지도 없이 도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보물 지도는 대부분 어렸을 때 주어집니다. ‘어린이 때 어떻게 행복할 수 있었나?’를 생각하며 어렸을 때처럼 순결해지고 겸손해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외국에서는 어린이와 같은 심성을 되찾으며 그때의 행복으로 돌아갑니다. 행복을 체험하지 못했다면 이는 보물 지도를 갖지 못한 채 보물을 찾는 사람과 같습니다. 가져야 더 가질 수 있습니다. 보물 지도가 그런 힘을 가졌듯이, 이미 체험한 행복이 그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고난을 이겨낼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착한 사람이 죽은 후에 하늘나라에 갔더니 천사가 뭔가를 열심히 포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궁금해서 “천사님!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포장하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행복을 포장하고 있답니다. 사람들에게 전해 줄 행복이요!”라고 대답합니다.
“아니 그런데 포장을 왜 그렇게 단단하고 튼튼하게 하세요?”
천사는 “네, 사람들에게 전해주려면 멀기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튼튼하게 포장하고 있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그런데 그 포장지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네! 행복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는 고난이랍니다. 이것을 벗기지 않으면 행복이란 선물은 받을 수가 없답니다.”
그리고선 천사는 바쁜 듯이 어디론가 가려 했습니다. 그 사람은 천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천사님! 그러면 그 고난이라는 단단하고 튼튼한 포장은 열 수가 없나요?”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고난이라는 포장을 열 수 있는 열쇠는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면 고난이라는 포장을 열고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으실 거예요.”
그 말을 남긴 채 천사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린이들은 무조건 행복해야 합니다. 나중에 그 행복을 지도로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행복한 기억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행복까지 이르기 위한 고난을 참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 그런 기억이 없더라도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 늦게나마 행복을 체험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하느님을 체험한 그 한 번의 체험이 삶의 지도가 되어줍니다.
딸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던 한 엄마가 딸 아이의 일기를 보고 눈물이 나서 아이가 쓴 글을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글을 보며 아이가 비록 공부는 안 하고 노는 것을 좋아할망정 인생을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이는 보물 지도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의 일기는 이렇습니다.
“맑은 하늘 맑은 웃음. 제목: 하느님. 하느님은 우리를 지켜주고 세상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에게. 좋은 공기를 줘서 감사합니다. 바람에게. 바람아 시원하게 해 줘서 고마워. 나무에게. 나무야 그늘이 되어 줘서 고마워. 구름. 하얀 구름 뭉게 구름에게. 구름아 비를 내려줘서 고마워.”
글자도 틀리고 어법도 틀리는 것을 조금 바로잡았습니다. 그렇더라도 엄마가 눈물 흘릴 만합니다. 자녀를 잘 교육하지 못한다는 자책감도 있었을 텐데, 자녀가 이런 행복을 느끼고 산다는 것에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참 행복으로 이르는 보물 지도를 가져야 합니다. 이는 행복 체험입니다. 그 행복 체험은 또한 이웃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때 느끼는 그 행복의 체험을 가진 사람은 이미 가진 사람이고 앞으로 넉넉하게 더 가지는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가 꼭 가져야 하는 행복 지도는 어린이와 같은 행복 체험입니다.
https://youtu.be/GVuIFC5P2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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