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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거룩하게 봉헌된 이 날을[6] / 시나이 체류[3] / 탈출기[5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05 조회수1,59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 십계명-3 거룩하게 봉헌된 이 날을 /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탈출 20,8-11)

 

이어서 하느님께서는 세 번째 계명을 말씀하신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성경의 시작은 '있는 나'인 하느님께서 일을 하신 것으로 시작된다. 누구나 그분의 첫 작품은 이라 여기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빛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하늘과 땅이었다. 누구나가 다 알지만, 누구나가 예사로 여겨온 성경의 첫 시작 절을 살펴보자.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처음부터 만드신 일을 하셨다. 있는 나인 야훼 하느님께서 일을 하신 것은 창조사업이었다. 몇 날 며칠을 하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하느님께서도 잘 모르실 거다. 그것은 시간 개념이나 일자 개념이 전혀 없는 때였기에.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홀로 창조 사업을 하신 것이다. 지금 드러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때 다 하신 것일 게다. 앞으로 어떤 것이 더 드러날지도 모르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때 다 하셨을 것이다. 하느님만이 아시는 드러나지 않는 일이 아직도 무수히 더 숨겨져 있을 게다. 몇 날 며칠이 아닌, 수억 년의 수억 배가 되는 그 기간에 말이다.

 

그 헤아릴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그 기간의 창조 사업 결과 드러난 상황을, 성경은 이어서 아주 구체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창세 1,2) 꼴을 갖추지 못한 땅이 비어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 물이 고여 있었고 어둠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물과 어둠은 창조된 게 아닌, 있는 나인 하느님과 한처음부터 함께 존재했었다. 어둠 속에 하늘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늘과 땅은 그렇게 긴 시간에 걸쳐 창조되었다. 말씀으로 창조된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손수 땀 흘려가면서 만드신 것이다.

 

이제 하느님께서 말씀으로 본격적으로 창조사업을 벌이셨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 빛이 좋았다. 하느님께서는 빛과 어둠을 가르시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첫날이 지났다.’(창세 1,3-5) 어둠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말씀으로 당신의 영이신 빛을 생기게 하셨다. 이 빛과 어둠이 교차하면서 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렇게 빛과 어둠은 주기적으로 제 때에 교차하였다. 날과 달, 해가 주기적으로 일[], [], []으로 일은 다시 시[], [], []로 세분화되었다.

 

엿새 동안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은 주기적으로 전해졌다. 말씀으로 땅과 하늘이 드러나고, 비어있는 땅에 물이 모여 바다가 되었다. 땅에는 풀과 과일나무가 자라고 하늘에는 해와 달, 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물과 하늘과 땅에 온갖 생물이 제 종류대로 내어졌다. 그리고 엿새 날에 다시 말씀으로 사람을 창조하시고는 그분께서는 이렛날에 쉬셨다.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창세 2,3)

 

그 무한하시고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께서도 엿새 동안 일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그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도 직접 말씀하신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동안 일하면서 네 할 일을 다 하여라. 그러나 이렛날은 주 너의 하느님을 위한 안식일이다. 그날 너와 너의 아들과 딸, 너의 남종과 여종, 그리고 너의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주님이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고, 이렛날에는 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님이 안식일에 강복하고 그날을 거룩하게 한 것이다.”(20,8-11)

 

사실 이 안식일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꼭 엿새 동안 일한 다음 날, 단 하루를 주기적으로 쉬었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내라고 한 것을 보면, 이미 이전부터 안식일 제도가 정착된 것을 나름으로는 알 수가 있다. 진작부터 행하고 있는 이 안식일을 현재에도 계속해서 잘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기억하라는 말은 안식일 제도가 일찍부터 지켜졌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우리가 안식일인 주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자발적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을 잘 준수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기리면서 그분과의 약속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할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주일 그 자체보다 주일을 맞이하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 시켜 나가는 일이다. 이날 일하지 않고 휴식을 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하느님처럼 거룩하게 신앙고백을 하는 날이어야 한다.

 

주일은 일상을 떠나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날이다. 한 분이신 그분을 흠숭하기에, 감히 이름조차 부르기가 두렵다. 이분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시다. 지난 엿새간 쉼 없는 일로 지친 몸을 휴식하면서, 못다 한 하느님 향한 마음을 거룩하게 새겨보자. 주일은 하느님과 인간에 관련된 일들을 종합적으로 묵상하는 날이다. 엿새간 열심히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하고, 하느님께서 거룩하게 하신 이날을 찬미와 감사의 날로 보내자.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라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계명으로 주셨다. 쉰다고 마냥 쉬는 게 아니다. 하느님께 봉헌된 이 날, 거룩하게 하루를 보내자.

 

지금까지는 하느님을 위한 계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둘 다 달리 동떨어진 게 아닌, 다 하나로 연관성이 있다.[계속]

 

[참조] : 이어서 '십계명-4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5 사람을 죽이지 마라.‘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안식일,한처음,천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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