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좋아하시는 호숫가 외딴곳에서 허기진 오천 명의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그분은 그들을 배 명씩, 오십 명씩 무리지어 풀밭에 앉게 하시고 다섯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그들 모두를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먹고 남은 것이 열두 광주리나 되었습니다. 참으로 기적이 분명했습니다. 광야에서 그 많은 사람에게 빵을 주는 어떤 분이 계시다면 하느님이 나타나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래서 마르코 복음서 저자는 자신의 교리를 이렇게 계속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 베싸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혼자서 군중을 돌려 보내셨다. 그들을 보내시고 나서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셨다." (마르 6,45-46) 마태오 복음서 저자도 똑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이 말 끝에 예수님께서 홀로 계셨다는 사실을 첨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장면이 확대되어 하늘과 땅의 시선이 호수에서 일어나는 일에 모입니다. "그 동안에 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역풍을 만나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다. 새벽 네 시쯤 되어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다.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려 엉겁결에 '유령이다!' 하며 소리를 질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것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태 14,24-27) 이것이 바로 믿음의 본질이고, 하느님과의 새로운 관계이며,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확신하는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이기시고 죽음이 그분에 의해 극복되었으며, 영원한 생명이 존재하고 우리가 불사불멸하리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이 지상에서 인간이 겪어 내야 할 가장 큰 수고입니다. 믿는 것, 희망하는 것,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하늘과 땅,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 신비로운 싸움이 일궈 내는 최대의 걸작품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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