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속죄일[6] / 정결에 관한 법[3] / 레위기[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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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0-10-24 | 조회수1,46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6. 정결에 관한 법[6/6] - 속죄일(레위 16,1-34) 아론의 두 아들이 주님 앞으로 가까이 갔다가 죽은 뒤,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속죄일에 대한 것들이다. 히브리 말로 ‘욤 키푸르’라고 불리는 속죄일은 유다 전승이 간략하게 ‘욤’이라는 ‘날’이라고만 할 만큼 중요한 축일이다. 이 날은 일곱째 달의 전례 활동을 언급하는 곳(느혜 8장)에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에즈라의 개혁 후에 이스라엘의 축제력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정결과 부정에 관한 가르침’ 끝에 언급된 이 대축일은 본디 일생생활에서 요구되는 부정과, 또는 모르고 입게 되는 온갖 부정으로부터 해마다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주는 대정화일이었다. 그러다 점차 문자 그대로의 죄를 용서받는 전례로 발전하게 된다. 이 전례를 통하여 이스라엘은 자기들이 죄인이라는 생생한 의식을 가지며, 동시에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에 대한 자기들의 신앙을 표현한다. 여기에서는 예루살렘의 사제들이 오래된 지방 관습에서 따와 거행하던 것 같은 ‘속죄 염소’에 관한 예식과 여러 제사 정신에 부합되는 규정들을 모아 놓고 있다. 지금부터 언급되는 내용은 하느님께서 아론에 대해 모세에게 일러 준 내용이다. 너의 형 아론에게 일러, 휘장 안쪽의 성소, 곧 궤 위에 있는 속죄판 앞으로 아무 때나 들어왔다가 죽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구름 속에서 속죄판 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실 대사제는 일 년에 한 번, 속죄일에만 지성소를 가리는 휘장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집회 50,5; 히브 9,7 참조). 속죄판은 계약 궤의 덮개이다. 이 궤가 지상에 놓인 하느님의 발판으로 생각되었기에, 속죄판은 전례 중에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된다. 아론이 성소에 들어오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그는 속죄 제물로 바칠 황소 한 마리와 번제물로 바칠 숫양 한 마리를 가져온다. 그는 거룩한 아마포 저고리를 입고 그 안에는 맨몸 위에 아마포 속바지를 입는다. 그리고 아마포 띠를 매고 아마포 쓰개를 두른다. 이처럼 그는 장엄한 의복들을(탈출 28장 참조) 입지 않는다. 속죄일의 의식을 거행하고자, 그는 하얀 아마포로 된 옷만 간단히 차려입을 뿐이다. 이것들은 거룩한 옷이다. 그는 물로 몸을 씻고 나서 이것들을 입는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의 공동체에게서, 속죄 제물로 바칠 숫염소 두 마리와 번제물로 바칠 숫양 한 마리를 받는다. 아론은 자신을 위한 속죄 제물로 황소를 바쳐, 자신과 자기 집안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런 다음 숫염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주님 앞, 만남의 천막 어귀에 세워 놓는다. 아론은 그 숫염소 두 마리를 놓고 제비를 뽑는데, 제비 하나는 주님을 위한 것이고 다른 제비는 아자젤을 위한 것이다. 아론은 주님을 위한 제비가 뽑힌 숫염소를 속죄 제물로 바친다. 아자젤을 위한 제비가 뽑힌 숫염소는 산 채로 주님 앞에 세워 두었다가, 그 위에서 속죄 예식을 거행하고 광야로 아자젤에게 보낸다. 아자젤은 칠십인역과 대중 라틴 말 성경은 이를 ‘희생 염소’로 이해하였다. 이 밖에 어떤 번역본들은 일정한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나, 불모지를 돌아다니는 귀신의 이름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렇게 여러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보내는 의식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요소를 내포하는데, 하나는 부정과 죄를 다른 생물이나 물건에 이전시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 생물이나 물건을 없애는 것이다. 아론은 다음과 같이 자신을 위한 속죄 제물로 황소를 바쳐, 자신과 자기 집안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는 먼저 자신을 위한 속죄 제물이 될 황소를 잡는다. 그런 다음 주님 앞 제단에서 숯불을 향로에 가득 담고, 곱게 간 향기로운 향을 두 손으로 가득 퍼서 휘장 안으로 들어가, 그 향을 주님 앞에서 숯불에 놓아, 향 연기가 증언 궤 위에 있는 속죄판을 덮게 한다. 그래야 그가 죽지 않는다. ‘증언 궤’는 증언판을 담은 궤다. 이 판은 계약의 원칙에 따라 이스라엘인들의 생활을 규정하는 공적인 문서, 곧 계약 궤 안에 모셔졌던 십계판을 가리킨다. 그리고 향 연기가 속죄판을 덮는 이유는 이 연기가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면서 동시에 숨어 계시는 ‘구름’을 상기(탈출 19,9 참조)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향은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그러나 동시에 보이지 않으심을 의미한다. 그러고 나서 황소의 피를 얼마쯤 가져다가, 손가락에 찍어 속죄판 동쪽 위로 뿌리고, 또 그 피를 손가락에 찍어 속죄판 앞에 일곱 번 뿌린다. 이어서 백성을 위한 속죄 제물이 될 숫염소를 잡아, 그 피를 휘장 안으로 가져와서, 황소 피를 뿌릴 때와 마찬가지로 속죄판 위와 속죄판 앞에 뿌린다. 이렇게 그는 성소를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하는데, 그것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부정과 허물, 그리고 그들의 모든 잘못 때문이다. 그는 또 부정한 그들 가운데에 있는 만남의 천막을 위해서도 같은 예식을 거행한다. 그가 성소에서 속죄 예식을 거행하기 위하여 들어왔다 나갈 때까지, 아무도 만남의 천막 안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그는 자신과 자기 집안과 이스라엘 온 회중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러고 나서 주님 앞에 있는 제단으로 나와, 그것을 위한 속죄 예식을 거행하는데, 먼저 황소의 피와 숫염소의 피를 얼마쯤 가져다가, 제단을 돌며 그 뿔들에 바른다. 그리고 그 피를 손가락에 찍어 제단 위에 일곱 번 뿌린다. 이렇게 그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부정을 벗겨 제단을 정결하고 거룩하게 한다. 그는 성소와 만남의 천막과 제단을 위한 속죄 예식을 마친 다음, 살려 둔 숫염소를 끌고 온다. 아론은 살려 둔 그 숫염소 머리에 두 손을 얹고,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죄, 곧 그들의 허물과 잘못을 고백하여 그것들을 그 염소 머리에 씌우고서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손에 맡겨 광야로 내보낸다. 손을 얹는 목적은 인간의 죄를 짐승에게 넘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몸짓은 제물과 그 봉헌자의 동일화를 의미한다. 봉헌자는 제물을 통하여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통상 손 하나를 사용한다. 이렇게 두 손을 얹는 경우는 백성의 죄를 ‘희생 염소’ 위로 완전히 이전시키는 것이기에, 더 이상 희생 제물로 쓰일 수가 없다. 그러면 그 염소는 그들의 모든 죄를 불모지, 곧 아자젤 귀신과 악마들의 거처로 여겨졌던 곳으로 날라 간다. 이렇게 그 숫염소를 광야로 내보낸다. 그러고 나서 아론은 만남의 천막으로 들어와, 성소에 들어올 때 입은 아마포 옷들을 벗어 거기에 놓아둔다. 그는 거룩한 곳에서 속죄 제물이나 광야로 내보낸 염소와 접촉함으로써 생긴 모든 부정을 없애고자 물로 몸을 씻은 다음, 자기가 입었던 본래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자기의 번제물과 백성의 번제물을 바쳐, 자신과 백성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리고 속죄 제물의 굳기름은 제단 위에서 살라 연기로 바친다. 이 의식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규칙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한 해에 한 번씩 일곱째 달 초열흘날에 참회의 자세로서 단식을 동반하는 고행을 하고, 일은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된다. 본토인이든 이스라엘인 가운데에 머무르는 이방인이든 마찬가지다. 바로 이날이 이스라엘을 위한 속죄 예식을 거행하여 모든 이를 정결하게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스라엘인은 주님 앞에서 너희의 모든 잘못을 벗고 정결하게 된다. 이날은 안식일, 곧 안식의 날이다. 이는 영원한 규칙이다. 주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과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짐승을 잡는 장소와 방식에 관련된 피의 거룩함에 대해 일러주라고 모세에게 이르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레위기 '17. 피의 거룩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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