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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의 복음 묵상 연중 제5주일(마르1,29-39)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07 조회수1,157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5주일(마르1,29-39)

 

 

복음선포의 소명을 인식해야 합니다

 

찬미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원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살리고자 하십니다. 이 시간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하는 가운데 은총을 입으시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병에 시달리던 시몬의 장모를 고쳐 주셨습니다. 질병은 육체적인 괴로움을 줄 뿐 아니라 정신마저 약하게 만듭니다. 몸이 약해지면 마음까지도 약해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병이 깊거나 길어지면, 신앙마저 흔들리게 됩니다. 큰 병이나 긴 병을 앓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하늘을 향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라고 한탄과 원망을 하게 됩니다.

 

열병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열병은 우리말로 홧병, 울화병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을 당해서 가슴에 응어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정신불안과 소화불량,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쓰리고 울렁거리는 등 여러 반응이 일어납니다. 여성암 환자 85%가 홧병이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마음에 쌓인 것을 풀지 못하면, 비우지 못하면 정신적 장애는 물론 육체적인 장애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응어리를 풀어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용서와 화해를 이뤄야 낫게 됩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더 많이 지배하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자기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생각처럼 보상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열병을 앓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어려서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남한테 사랑을 받으려고 하고, 남이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엄격한 부모 밑에서 늘 통제받고 살았기 때문에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자랐어요.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남을 지배하고 과시하려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자기를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앓고 있는 열병입니다.

 

이 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명의이신 예수님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능력을 지니신 주님, 봉사 받으러 오지 않으시고 사하러 오신 예수님, 십자가의 죽임을 당하면서도 못 박는 원수들을 용서하시고 아버지 하느님께 그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겉모양을 다스리지 않고 죄를 용서해 주심으로써 근원을 치유해 주시는 주님을 만나게 되면 시련과 역경 안에서도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열병이 인간을 괴롭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병에서 구원에 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이들, 귀찮고 짐스럽게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을 가엾게 여겨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소문이 인근 마을로 널리 퍼졌습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유명인사가 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자만하거나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으시고 이른 새벽 홀로 외딴곳을 찾아 기도하셨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조금 잘 나가면 자신이 무슨 큰 능력이 있는 양 으스대기 쉽습니다. 자신을 내세웁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 능력의 원천인 하느님 아버지께 모든 공을 돌리고 그분께 의지하십니다. 그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하신 행동이 외딴곳을 찾은 것입니다.

 

예수님이 외딴곳으로 가서 한참 기도하고 계실 때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께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마르1,37).하고 말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추종자들 곁에 머물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인간적인 것들에 연연해하지 않으시고 다른 곳으로 떠나십니다. 예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 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마르 1,39).

 

예수님의 삶의 중심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 하느님께 있었기 때문에 인기나 유명세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길을 떠나 당신의 사명을 계속 수행하실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고 있다.’고 제자들이 한 말에는 한편으로 유명해지라는 생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인기가 좋으니 인기관리 하라는 것이죠. 그러나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찾기보다 오히려 야망을 부추기는 그들의 생각을 거부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명성이 아니라 자신이 이루어야 할 하느님 아버지의 계획, 즉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아직 캄캄할 때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신 까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심으로써 당신을 챙기지 않고 당신 백성을 보듬을 힘과 능력을 늘 간직하셨습니다. 기도함으로써 하느님과 하나가 되셨고 따라서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뜻에 맞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항상 일깨우셨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뜻을 행하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삶이 곧 우리의 삶이기를 기도해야 하고 또 행함으로써 그분과 하나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기에 영합하지 않으시고 아버지의 뜻을 행했듯이 우리도 이런저런 일에 휘둘리지 말고 주님의 뜻을 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곳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때를 알고 일어서서 모두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시길 바라며 그것은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늘 일치해야 가능함을 잊지 않기바랍니다. 예수님은 물위를 걸어가신 기적을 보여 주시기 전에도 산 위에 올라가 기도하셨고(마르6,46), 수난을 앞두고 게쎄마니에서 공포와 번민에 싸여서 간절히 기도하며 아버지의 뜻을 찾으셨습니다(마르14,32-39). 그리고 제자들을 불러 사도로 삼을 때에도 먼저 산에 들어가 밤을 새워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루가6,12).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코린 9,16. 19.22). 그야말로 바오로는 예수님의 삶을 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기 위해 다른 고을을 찾으셨듯이 바오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스스로 종이 되고, 약한 사람이 되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기도하며 자신의 소명을 확인한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항상 기도하시며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찾으신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가운데 앞길을 예수님의 길로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 당신이 걸으신 길을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자꾸 멈칫거리고 있습니다. 하오니 이끌어 주십시오. 잃은 양, 새로운 양을 인도할 수 있도록 저를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스승님이 평생 아끼던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스승님은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방문을 꼭 걸어 잠근 채 그 책을 읽곤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그 책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스승님이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제일 먼저 그 책을 꺼내 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책엔 이렇게 단 한 줄만 씌어 있었습니다.

“껍데기와 알맹이를 구별하라”

주님 앞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껍데기인지 알맹이인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알맹이를 만드는 한 주간 되시길 희망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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