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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예수님의 승천 사건 앞에서 사랑의 눈, 희망의 눈이 필요합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15 조회수1,96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 부활에 이은 승천, 그리고 성령 강림, 이 모든 사건들은 인류 역사 안에서 전무후무했던 특별하고도 기상천외한 대사건이었습니다.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너무나 기이한 사건이었기에 목격자들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 없이, 어린이다운 전폭적인 의탁 없이는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각자 앞에 던져진 하나의 큰 과제입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보는 우리 각자의 시선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랑의 눈, 희망의 눈이 필요합니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린이다운 신뢰심이 필요합니다. 교회 공동체와 함께, 교회 공동체 안에서 깨어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승천 앞에 뭐가 뭔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우리들, 어리둥절한 표정 짓고 있는 우리를 향한 외침은 날카롭기만 합니다. “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이제 하늘이 아니라 땅, 우리 모두가 아등바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라는 말입니다. 이제 이 지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라는 말입니다. 이 땅에 머무시는 동안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가르침과 업적을 찬양하며 인간 세상 안에서 그분의 공동체를 건설하라는 말입니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또 다른 그리스도,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라는 말입니다.

 

승천 사건을 통해 제자들은 다시 한번 스승과의 이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 이별은 지난번 이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이별입니다. 지난 번 헤어짐이 고통과 슬픔의 이별, 엄청난 상처와 충격, 큰 두려움을 가져다준 이별인데 비해, 이번 이별은 축제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영영 이별, 이제 떠나가면 다시 못 뵐 마지막 작별이 아니라 또 다른 만남을 전제로 한 잠깐의 이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의 첫 번째 이별 때의 분위기가 기억납니다. 떠나가시는 예수님께 대한 예의도 전혀 갖추지 못했습니다.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목숨이 두려웠던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후환이 두려워 멀리 멀리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비겁하게 골방에 숨어서 전해오는 소식을 듣곤 했습니다. 제자로서의 도리를 전혀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별은 철저하게도 다른 분위기입니다. 예수님 부활 체험 이후, 눈이 밝아진 제자들, 늦게나마 귀가 뚫린 제자들은 비로소 예수님의 실체를 파악하게 됩니다. 이제야 드디어 그분께서 만물의 창조주이자 생명의 주관자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제대로 된 신앙고백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더 이상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었습니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죽기 살기로 예수님을 전하는 일뿐이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이었기에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기쁜 얼굴로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스승께서 자신들을 떠나가지만, 제자들은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 무엇도 스승과 제자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다는 진리 말입니다. 그 어떤 권력자도, 그 어떤 두려움도, 죽음조차도 스승과 제자 사이를 떨어트려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제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 어떤 상황에서나 스승께서는 자신들과 함께 하시리라는 사실을 완전히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역시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더 이상 외로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소외시킨다할지라도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크게 신경 쓸 것도 없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내 일생 전체에 걸쳐 함께 해주실 것이니 감사하고 기뻐하며 찬양 드리는 일, 그것만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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