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 하느님의 것.>(마르12,1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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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 | 작성일2021-06-01 | 조회수4,353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2021년 6월 1일 화요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 하느님의 것.>(마르12,13-17)
제1독서<나는 시력을 잃은 채 지냈다.>(토빗2,9ㄴ-14) 오순절 밤 나 토빗은 죽은 이를 묻어 준 다음, 9 내 집 마당에 들어가 담 옆에서 잠을 잤는데, 무더워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10 내 머리 위 담에 참새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하였다. 그때에 뜨거운 참새 똥이 내 두 눈에 떨어지더니 하얀 막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사에게 가 보았지만, 그들이 약을 바르면 바를수록 그 하얀 막 때문에 눈이 더 멀어졌다. 그러더니 마침내는 아주 멀어 버렸다. 나는 네 해 동안 시력을 잃은 채 지냈다. 내 친척들이 모두 나 때문에 슬퍼하고, 아키카르는 엘리마이스로 갈 때까지 나를 두 해 동안 돌보아 주었다. 11 그때에 내 아내 안나는 여자들이 하는 일에 품을 팔았다. 12 아내가 물건을 만들어 주인들에게 보내면 주인들이 품삯을 주곤 하였다. 디스트로스 달 초이렛날에 아내는 자기가 짜던 옷감을 잘라서 주인들에게 보냈다. 그러자 그들은 품삯을 다 줄 뿐만 아니라 집에서 쓰라고 새끼 염소 한 마리도 주었다. 13 내가 있는 곳으로 아내가 들어올 때에 그 새끼 염소가 울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내가 아내를 불러 말하였다. “그 새끼 염소는 어디서 난 거요? 혹시 훔친 것 아니오? 주인들한테 돌려주시오. 우리에게는 훔친 것을 먹을 권리가 없소.” 14 아내가 나에게 “이것은 품삯 외에 선물로 받은 것이에요.” 하고 말하였지만, 나는 아내를 믿지 못하여 그 새끼 염소를 주인들에게 돌려주라고 다시 말하면서, 그 일로 아내에게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아내가 말하였다. “당신의 그 자선들로 얻은 게 뭐죠? 당신의 그 선행들로 얻은 게 뭐죠? 그것으로 당신이 무엇을 얻었는지 다들 알고 있어요.”
화답송 시편 112(111),1ㄴㄷ-2.7-8.9(◎ 7ㄴ 참조) ◎ 의로운 마음 굳게 주님을 신뢰하네.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 그의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 올곧은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 ◎ ○ 나쁜 소식에도 그는 겁내지 않고, 그 마음 굳게 주님을 신뢰하네. 그 마음 굳세어 두려워하지 않으니, 마침내 적들을 내려다보리라. ◎ ○ 가난한 이에게 넉넉히 나누어 주니, 그의 의로움은 길이 이어지고, 그의 뿔은 영광 속에 높이 들리리라. ◎
복음<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르12,13-17)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13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냈다. 14 그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15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16 그들이 그것을 가져오자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
연중 제9주간 화요일 제1독서 (토빗2,9ㄴ-14)
당신의 그 자선들로 얻은 게 뭐죠? 당신의 그 선행들로 얻은 게 뭐죠?그것으로 당신이 무엇을 얻었는지 다들 알고 있어요."(14)
우리는 토비트의 곤경에 직면해서 본성적으로 할 말을 다하는 토비트의 아내를 보면서 욥의 곤경이 반향되고 있음을 보고, 욥의 아내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연중 제9주간 화요일 복음(마르12,13~17)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17ㄴ)
'돌려주다'로 번역된 '아포도테'(apodote; render; give)는 '~로부터', '~에서'라는 뜻의 전치사 '아포'(apo)와 '주다'라는 뜻의 동사 '디도미'(didomi)가 합성되어 '갚다'라는 뜻을 지닌 '아포디도미'(apodidomi)의 명령형이다.
'아포디도미'(apodidomi)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빚을 갚듯이, '필연적으로 어떤 것을 되돌려 주다'는 뜻을 지니는 동사이다.
여기서 우리는 마르코 복음 12장 14절의 '우리가 바쳐야 합니다'에 해당하는 '도멘'(domen; should we pay; shall we give)의 기본형이 '주다'라는 뜻의 '디도미'(didomi)인 것을 고려할 때, 이 세금 논쟁에 있어서 예수님과 질문자들 사이의 시각차를 알 수 있다.
바리사이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자신이 소유한 것을 '주는'것으로 여겼다. 말하자면, 자신의 소유권을 빼앗기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이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세상 임금과 권세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그 위에서 세속사를 움직이시는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여기신다.
예수님께서는 국가에 대한 납세의 의무와 하느님께 대한 의무를 둘다 충실히 행할 것을 가르치신다.
당시 유다인들, 특히 바리사이들은 앞의 것을 무시하고, 뒤의 것만을 강조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국가에 대한 납세는 국민의 의무로서 사도들도 권장했다(로마13,1~9; 1베드2,13~17).
비록 로마 제국이 지배국으로서 식민지인 이스라엘을 종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핍박한 것은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 주었다(1티모2,2).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에 해당하는 '타 카이사로스'(ta kaisaros; what is Caesar's)와 '하느님의 것'에 해당하는 '타 투 테우'(ta tou theou; what is God's)사이에 분명한 선을 그으신다.
데나리온에 담겨진 그 동전의 금전적 가치는 황제에게 돌려야 하지만, 그 위에 새겨진 황제 숭배의 어떤 사상도 용납하지 않고 거부하신다. 이 말씀은 어느 누구도 하느님 외에는 경배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부당한 경배를 요구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지적하신 것이다.
하느님의 모상과 유사성으로 창조된 인간은 마땅히 신적(神的)인 영광과 위엄을 황제가 아닌 하느님께 되돌려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만유의 통치자이시며, 모든 권세는 하느님께 속해 있기 때문이다(다니2,20.21; 4,34; 요한19,1; 로마13,1).
정치의 상대성과 하느님 나라의 절대성에 관한 가르침이라고 볼 수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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