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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 가지 말아야 할 모압 / 사울과 다윗[3] / 1사무엘기[3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01 조회수4,12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가지 말아야 할 모압(1사무 22,1-10)

 

이 우스꽝스러운 미친 이처럼 행동한 계략으로, 다윗은 갓 임금 아키스의 손에서 겨우 목숨을 건져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의 통일 왕국의 임금이 될 구원자로서는, 어디엔가 다소 비열하고 초라하기까지 하였다. 어쩌면 다윗이 이렇게 자신의 영리함을 믿고 의지할 때마다 그의 믿음의 눈은 다소 가리어지는 것 같았다. 아무튼 그는 죽음의 소굴에서 빠져나왔다.

 

그리하여 다윗은 그곳을 떠나 도망쳐 아둘람의 굴속으로 몸을 피하였다. 그의 형들과 그의 아버지 집안 전체가 이 소식을 듣고 그리로 내려갔다. 그들 역시 사울의 통치 아래서는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로부터 곤경에 빠진 이들, 빚진 이들, 그 밖에 불만에 찬 사람들이, 각자 수소문을 듣고는 모두가 다 개별적으로 다윗에게 모여들었다.

 

그 결과 다윗이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 수는 어림잡아 사백 명가량 되었다. 나중에 이들은 육백 명가량 된다. 한편 이 무리는 외롭고 처량한 다윗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반면에 외부에서 이를 볼 때는 그가 왕을 대적하여 반란을 일으키는 불한당의 두목과 같은 이로 비쳐지기까지 하였다. 그래도 다윗은 아둘람 굴속에서 어려운 처지의 여럿과 함께 생활하였다.

 

이렇게 자신을 따르는 무리와 함께 지내는 것도 어느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많은 이가 동굴에 숨어 지내는 것이 안전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다윗은 궁여지책으로 모압 민족에게서 나름으로 도피처를 찾으려 했다. 모압은 필리스티아만큼이나 이스라엘에게 위험을 가하는 큰 숙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후손으로 이스라엘과는 먼 친족 관계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는 장차 이스라엘의 왕이 될 다윗에게는 수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다윗은 지금 처지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비록 그들이 수시로 하느님을 거부하는 원수로 활동하지만, 당장의 다윗 처지는 사울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했다.

 

그리하여 아둘람의 굴에서 몸을 피하고 있는 다윗은, 거기에서 모압의 미츠파로 가, 모압 임금에게 체면을 무릅쓰고 청하였다. “하느님께서 저를 어떻게 하실지 알게 될 때까지, 저의 부모님이 임금님과 함께 머무르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다윗은 모압 임금에게 그들을 맡겨, 자신이 산성에 있는 동안 줄곧 그 임금 곁에 머물러 있게 하였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다윗을 그곳에 평화롭게 오래 두지를 않았다. 다윗과 함께 있던 가드 예언자가 하느님의 뜻을 다윗에게 일렀다. “이 산성에 이렇게 오래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어서 유다 지방으로 가십시오.”

 

그래서 다윗은 그곳을 떠나 헤렛 숲으로 들어갔다. 사울이 다윗과 그 부하들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사울은 기브아의 높은 지대에 있는 에셀 나무 아래에서 머물며 앉아 있었는데, 모든 신하가 그 주변에 둘러서 있었다. “이 벤야민 사람들아, 잘 들어라. 이사이의 아들이 너희 모두에게 밭과 포도원을 주고, 너희를 모두 천인대장이나 백인대장으로 삼을 줄 아느냐? 그래서 너희가 모두 나를 거슬러 음모를 꾸민 것이냐? 내 아들이 이사이의 아들과 계약을 맺었을 때도, 나에게 알려 준 자가 아무도 없었다. 또 내 아들이 오늘 이처럼 내 신하를 부추겨서 나를 치려 노리는데도, 너희 가운데에는 나를 염려하여 알려 준 자가 아무도 없다.”

 

이렇게 사울은 자기 주변에 둘러서 있는 신하들을 호되게 꾸짖었다. 그때 에돔 사람 도엑이 사울의 신하들 곁에 서 있다가 이렇게 응답하였다. “제가 이사이의 아들을 보았습니다. 그는 놉으로 아히툽의 아들 아히멜렉을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히멜렉은 그를 위하여 주님께 여쭈어 본 다음, 그에게 여행 양식을 주고 필리스티아 사람 골리앗의 칼도 내주었습니다.”

 

이처럼 사울은 그의 신하들이 다윗이 있는 곳을 알면서도 모른 채 이한 것에 매우 분개했다. 그리하여 사울 임금은 놉에 있는 아히툽의 아들 아히멜렉 사제와 그 아버지 집안의 사제들을 모두 불러들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12. 폭군으로 변한 사울(1사무 22,11-2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아둘람,미츠파,가드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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