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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할미꽃의 화려한 부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28 조회수3,665 추천수1 반대(0) 신고

 

3개월 전에 유튜브에서 할미꽃에 관한 유래를 언급하는 어떤 드라마 한 편을 봤습니다. 그 탈렌트 성함을 잘 모르겠네요. 목소리는 생생한데 언제 보니 영정 사진이 있어서 돌아가셨습니다. 구수한 연기를 잘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한번 다 봤습니다. 딸이 셋 있었는데 이 딸 저 딸 이렇게 옳겨다니다가 나중에는 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나왔는지 어떻게 해서 그렇게 그렇게 해서 돌아가셨는데 그 자리에서 핀 꽃이 할머니꽃이었다고 하는 전설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한 번 봐야 자세한 스토리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예전에는 성우를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할미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어제 어찌 해서 커피를 네 잔이나 먹어서 완전 밤을 꼬빡 새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할미꽃이 생각나서 검색을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할미꽃 하면 왠지 늙어서 힘 없고 볼품 없는 그런 꽃 같은 그런 느낌인데 할미꽃이 커가면서 다양하게 변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마치 여자의 일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참으로 다양하게 변신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미꽃이라고 무시할 꽃이 아니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치 어느덧 할미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에는 꽃봉우리 밑에 작은 보송보송한 흰 솜털이 마치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그 하얀 작은 솜털이 감싸고 있는 봉우리의 색깔이 새빨간 장미처럼 붉게 탐스럽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 꽃을 보니 마치 멋지게 가꾼 멋진 할머니의 모습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겉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사람으로 말하면 흐르는 세월에 몸은 비록 할머니가 됐다고 해도 하얀 솜털 안에 있는 붉게 물든 꽃처럼 내 마음은 방년 십팔 세 소녀의 붉은 입술처럼 마음만은 정열이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마치 애써 알려주려고 수줍은 듯이 가만히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누구 좀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난 할머니가 아니니 좀 봐 주었으면 하는 그런 모습의 할머니 같았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납니다. 우리 모두도 이런 할미꽃처럼 겉모습은 할미의 모습이 되었어도 마음은 아리따운 아가씨처럼 아리따운 마음을 가지면 누가 늙었다고 무시를 할 수가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회학 이론 중에 거울 자아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남의 평가라든지 외부의 어떤 요소나 평판 때문에 그것을 의식을 하게 되고 그에 영향을 받는다는 개념이 거울 자아 이론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세르반테스의 소설, 원작인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라만차의 남자에 나오는 두 여자가 있습니다. 돈키호테는 창녀인 '알돈자'를 아름다운 '둘시네아 아가씨'로 부릅니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통해서 뭔가 소설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게 있었을 겁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사차원에 사는 사오정과 같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알돈자는 밑바닥 인생을 살았고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게 없는 여인이었으며 초라한 여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삶을 마치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여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알돈자는 미치광이 노인인 돈키호테를 만나게 됩니다. 자꾸만 자신을 향해서 고귀한 이름 둘시네아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알돈자는 계속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자신을 비웃는 소리인지....  미친 노인이 자꾸 하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는 마치 자신이 정말 둘시네아와 같은 사람으로 살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잠시 들면서도 미친 노인이 자신의 마음에 이상한 마음으로 불을 지른 것처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던 것입니다.

 

돈키호테가 죽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알돈자가 돈키호테에게 다가옵니다. 알돈자의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그때 산초가 알돈자를 부르지만 알돈자는 대답합니다. 자기 아름은 둘시네아이지 알돈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알돈자는 자신의 삶이 거리를 방황하는 거리의 여자라고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 여인으로 살려고 했습니다.소설에서는 미치광이 같고 사오정 같은 돈키호테 같은 한 사람의 허황되고 우스꽝스런 말이라고 여겼던 그 말이 반복되어 듣게 되다 보니 어느듯 한 여인의 인생을 새롭게 변신을 하도록 만들어 주게 된 것입니다. 거리의 여인에서 아리따운 돌시네아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이론이 거울 자아 이론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솔직히 말하면 다 알돈자의 삶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알돈자는 처름엔 그런 미친 노인의 말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이 약간 혼란스러웠을 수 있었지만 그 말이 은연중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정체성을 다른 운명으로 바꾸게 되었던 것입니다. 할미꽃 속의 붉은 꽃처럼 아름답고 아리따운 모습이 우리의 진짜의 모습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현재의 모습에 그만 그런 모습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할미꽃처럼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알돈자가 아닌 돌시네아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돌시네아로 변하느냐 알돈자가 되느냐는 자신의 마음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소설이라서 허구를 그린 것이지만 현실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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