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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권위와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31 조회수3,610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마치 주일에 사람들 앞에서 강론을 하시는 것과도 흡사한 장면이 처음에 나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많이 놀라워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지식이 풍부해서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당에서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에게 그 영을 쫒아내시는 과정을 보시면 마귀도 결국 항복을 하고 나가게 됩니다. 마귀의 영이 나가게 된 것도 단지 예수님께서 조용히 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하신 말씀 이외에는 그 어떤 물리적인 행동도 없으셨습니다. 결과는 마귀의 영이 손을 들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말씀에 권위와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복음은 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권위와 힘이 있어서 나갔다고 하는 내용은 누가 그 원인을 밝혔는지 한번 보시면 예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신 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고을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사람만 이야기한 게 아니였습니다. 서로 말하였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이 말씀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단순히 어떤 사람만 인정을 하는 수준에 있다는 게 아니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인정을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과연 예수님의 말씀에서 권위와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게 우리가 세상에서 말하는 권력과 같은 물리적인 힘이었을까요? 마치 국회의원과 같은 세상 권력을 가진 권력자의 힘과도 같은 힘 말입니다.

 

실제 예수님은 그런 권력을 가진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런 위치에 계셨더라면 과연 마을 사람들이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고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마을에 있는 한 평범한 청년으로 예수님을 바라봤을 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예수님의 모습에서는 요즘 말로 하면 애송이의 말처럼 치부하고 말았을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던 것입니다.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우리의 지난 역사를 한번 보시죠. 5공화국을 지낸 대통령과 다른 대통령을 보면 같은 대통령을 하며 한 국가를 통치했어도 먼 훗날 역사는 어떻게 평가를 할지 모르지만 굳이 먼 미래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의 역사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다른 대통령에 비해 다르게 평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받는 데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치 시절에는 워낙 막강한 독재 권력이라는 힘 때문에 국민은 그 힘 앞에 당당히 맞설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합니다. 그런 힘을 국민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받게 되었을 때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게 됩니다. 실제 이런 힘을 주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에 말장난 같은 말이지만 실제로는 권한을 부여한 사람이 더 높은 위치에 있게 되는 논리로 본다면 당연히 국민이 더 높은 위치에 있어야 되는 게 이상적으로는 맞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는 단순히 하나의 자연인 신분이었지만 당선이 되는 순간부터는 대통령 신분의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권한을 부여한 순간부터는 신분 구조가 달라지게 됩니다. 국민이 권한은 부여했지만 오히려 이젠 역으로 우리가 그 힘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이건 이치로는 맞지만 어찌 보면 조금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장이 어떤 자기 직원을 고용했는데 그 직원에 사장이 굴복해야 하는 그런 상황으로 이해를 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재미있게 표현하자면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국민이 갑의 위치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위임을 받았다고 해서 막강한 제왕적인 힘을 발휘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도 헌법이 보장하는 내에서만 권한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 권한 밖의 힘을 남용하면 아무리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부여됐어도 헌법에 의해 탄핵의 조건이 되면 탄핵이 됩니다. 대통령도 대통령이기 이전에 헌법이라는 국가 최고 상위법에 구속되는 것입니다. 법으로 보장된 권한 범위 내에서 자신의 권력을 행사해야만 그 힘이 통치 권한으로서 힘이 있는 것이지 권한을 넘어서면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권위에 힘이 있는 것도 마치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 충실하게 봉사를 하라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그에 맞는 권한을 부여한 것처럼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길 때 그때 국민은 대통령이라는 위치에서 가지는 힘과 권위를 인정해 주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바로 그 자리를 박탈시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힘과 권위가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말씀 그 자체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삶 그 자체가 드러내시는 모습이 예수님 말씀에 권위가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지 단순히 말씀 그 자체로써만의 힘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에 힘과 권위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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