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설날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요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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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2-02-01 | 조회수1,03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22년 02월 01일 화요일 [백] 설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요한 신부)
음력으로 새해 첫날을 보내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고대 사람들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즐겨 입었기에, 일을 하거나 여행을 떠날 때는 움직임을 편하게 하려고 긴 옷을 허리띠로 조절하고 동여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허리에 띠를 매고 있으라’ 함은 즉시 움직이거나 일할 채비를 미리 갖추고 있으라는 뜻입니다.
불이 켜진 등불은 집 안에 있는 사람이 깨어 있음을 뜻합니다. 혼인 잔치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을 맞이하려면 종은 등불을 켜 놓고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주님을 맞이할 채비를 갖추고 늘 깨어 기다리는 자세. 새로운 한 해의 출발점에 선 우리 신앙인에게 꼭 필요한 다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천 년 동안 오지 않은 재림의 순간이 설마 오늘은 아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우리는 동여맨 허리띠를 풀고 긴 옷을 느슨히 늘어뜨린 채 주인이 되도록 늦게 오기를 바라는 게으른 종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재림 때만이 아니라 매일같이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고 그 앞에 서서 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기다리는 자’는 사실 우리가 아니라 예수님이십니다.
매일의 삶 속에 다가와 문을 두드리시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재림 때 맞이할 주님을 이미 일상에서 맞이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깨어 기다리는 시간은 더 이상 지루할 틈이 없는 기쁨의 시간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기다리느라 고생한 종들을 위하여 몸소 시중을 드시는 주인의 감동적인 사랑을 충만히 느끼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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