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27) 미사 중 “분향”에 대해서
미사나 성체강복 때 “분향”을 보게 됩니다. 분향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주님께 올리는 기도 분향 같게 하옵시고, 쳐든 손 저녁 제사 같게 하옵소서(시편 141,2).” 이 구절에 분향의 의미가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곧, 향을 피울 때, 향기로운 연기가 피어 오르듯, 우리 기도를 온전히 주님께 올려드리고, 주님께서 어여쁘게 받아주시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 분향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교회 역사에서 “분향”의 모습을 이해해야 합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제물을 태워 봉헌할 때 향 가루도 함께 태웠습니다. 그리고 분향 제단을 별도로 지정하여 아침마다 하느님께 향을 피워 올렸습니다. 분향 제단이 있는 곳은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이 머무시는 지성소였습니다(탈출 30장 참조). 이러한 의미를 살려, 초세기 교회에서는 전례에 분향을 도입시켰습니다. 나아가 11세기에는 미사 때도 분향하는 예절을 도입하였고, 성직자와 신자들 그리고 성당 봉헌식 등의 봉헌 예식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전례 안에서 너무 남용되는 부분을 막기 위해 12세기 이후부터는 대축일의 요소, 곧 장엄미사(Missa solemnis)에만 소급 적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의 결과로 분향은 초세기 교회 안에서 행해졌던 그 의미를 회복시켰습니다. 그래서 분향은 대축일과 축일뿐 아니라 어느 미사 때에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체강복 때와 성당 봉헌 때에 그리고 장례 예식 때에도 분향하는데 그 의미는 “공경과 기도, 거룩함”으로 요약됩니다. 성경에서 드러난 분향의 모습을 토대로 그 의미를 유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구마식에서 영들을 멀리 쫓아내는 구마적 의미로 드러납니다(토비 6,8 참조). 둘째로, 기도의 상징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연기는 하느님께 올라가는 기도의 표지로 볼 수 있습니다(시편 140,2; 묵시 5,8; 8,3-4). 셋째, 확산의 상징으로 향기로운 냄새처럼 퍼지는 실재를 언급합니다(2코린 2,14-15 참조). 넷째로 존귀함의 상징입니다. 역사 안에서 비잔틴 제국에서는 황제를 맞이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왕궁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다섯째, 희생 제사의 표지인데, 특히 말라 1장 11절에서 잘 나타납니다. 신약의 제사에서 “분향”은 “깨끗한 봉헌”(참조. 탈출 30,34; 레위 2,1 이곳에서는 음식 봉헌이 분향과 결합되어 나온다.)과 함께 언급됩니다. 이러한 봉헌의 상징은 성경 여러 곳에서 자주 등장합니다(탈출 30,7; 2역대 26,19; 1마카 4,49-50; 시편 140,2; 이사 1,13; 루카 1,10-11; 에페 5,2 등등). 여섯째로, 씻음과 정화의 의미입니다. 에티오피아 전례에서 정화의 상징으로 성작에 분향합니다. 마지막으로 분향은 또한 구름의 상징에 포함됩니다. 주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구름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탈출 16,10). 분향의 의미를 잘 되새기며, 이 예식을 마주할 때, 우리의 기도를 연기처럼 주님께 올려드리고, 감각적으로 드러나는 요소임을 인지하며, 주님께 오롯이 봉헌하는 전례에 참여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2025년 2월 9일(다해) 연중 제5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세종도원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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