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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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2-05-18 | 조회수1,128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2022년 05월 18일 수요일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제 방에는 화분이 많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식물 키우는 것이 즐거워지더니, 하나씩 구입한 화분과 또 분갈이를 하면서 늘어난 화분이 모여 지금은 50개가 넘게 있습니다. 그렇게 저와 함께 있는 제 반려 식물들은 거실에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을 차지하고 주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화분이 많다 보니 물을 주는 데만도 꽤 시간이 걸리고, 오랜 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동안 녀석들이 말라 죽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생각하지 못한 때 새롭게 돋아나는 잎들을 보는 기쁨과, 때로는 작고 앙증맞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는 신기함으로 어느 화분 하나 허투루 대하지 못하고 애지중지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식물 키우기에 관한 정보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하였습니다. “식물을 사랑한다면 가위를 드세요. 식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톱을 드셔야 합니다.” 처음엔 이 말의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파리 하나만 시들어도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이는데, 어떻게 가위를 들라는 말인지.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제대로 식물을 성장시키고 또 예쁜 모양을 지닌 건강한 식물로 키워 내려면 과감히 가위와 톱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필요 없는 가지들을 쳐 내는 일이, 가지들 사이에 숨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이 식물의 건강한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여기에서 ‘가지를 깨끗이 손질하다.’라는 말은 다름 아닌 ‘가지치기를 하다.’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더 많은 열매를 바라시며 우리에게 과감히 가위와 톱을 들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우리에게 닥친 고통과 시련을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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