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명의 말씀] 예수님 제자의 3가지 조건 / 유경촌 티모테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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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2-09-04 | 조회수850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생명의 말씀(2022년 9월 4일(다해 연중 제23주일) 유경촌 티모테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예수님 제자의 3가지 조건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는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십계명에도 부모를 공경하라고 되어 있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셨는데, 가족을 미워하라니요…. 그런데 ‘미워하다’라는 히브리 말의 뜻이 ‘덜 사랑하다.’, 혹은‘둘째 자리에 두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가족관계를 부정하신 것이 아니라, ‘가족 사랑’을 ‘하느님 사랑’보다 더 상위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33)고 하신 말씀입니다. 아니 어떻게 가진 것을 ‘다’ 버리란 말입니까?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내가 거기에 얽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모든 소유(재물, 명예, 권력, 가족 등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을 끊어버리고 내적으로 자유롭게 되지 않으면 당신을 진실로 따를 수 없다고 미리 알려주신 것입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하느님보다 더 우선하는 가치는 없기에, 그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고서는 하느님을 따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제자의 조건으로 또 제시하신 것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당신 뒤를 따르라는 것입니다.(루카 14,27)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몸소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당신도 그대로 모범으로 보여주신 셈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세 가지 요구사항 즉, 자기 가족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분을 따르며, 자기 소유를 다 버리라는 숙제는 아직 다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가족을 상대하고 사랑하는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힘겹고,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감내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온갖 소유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의 ‘탑을 세우려는 사람의 비유’(28절-30절)와 ‘전쟁에 나서려는 임금의 비유’(31절-32절)처럼, 주님을 따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버리며 살아가야 할지를 매일같이 ‘앉아서 계산해보고 헤아려보는’ 지혜가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있겠습니까?”(지혜 9,17) 그러니 우리도 주님을 따르기 위해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분별하고 실행할 지혜를 주십사고 기도합시다. 아멘.
유경촌 티모테오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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