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13. 라지스의 순교 / 유다 마카베오의 활약[2] / 2마카베오기[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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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2-09-17 | 조회수437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 라지스의 순교(2마카 14,26-46) 이렇게 니카노르와 유다가 서로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알키모스는 그들이 맺은 조약서를 들고 데메트리오스 임금에게 가서, 니카노르가 나라의 반역자인 유다를 후계자로 삼았으니 국책에 반대되는 일을 꾸민 것이라고 말하였다. 아무튼 니카노르는 알키모스에 의해 임명권자인 임금의 권한을 훼손시켰다고 모함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임금은 몹시 화가 났다. 이 간악한 자의 중상모략에 넘어가 흥분한 그는 니카노르에게 편지를 보내어, 그 조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마카베오를 결박하여 안티오키아로 즉시 보내라고 명령하였다. 이 명령이 니카노르에게 전해지자, 그는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과 맺은 협약을 무효로 하게 된 데에 당황하고 슬퍼하였다. 그러나 임금을 거역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어떤 계략을 써서 그 명령을 이행할 기회를 엿보았다. 그런데 그즈음 마카베오는 니카노르가 자기를 전보다 냉정하게 대하고 일상의 만남에서도 전보다 거칠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서, 그렇게 냉정한 태도에는 별로 좋지 않은 까닭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적지 않은 수의 군사들을 모아서 니카노르를 피하여 몰래 잠적해 숨어 버렸다. 이렇게 마카베오가 자기를 감쪽같이 속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니카노르는 거룩한 대성전에 가서, 일상의 제물을 바치고 있는 사제들에게 유다를 넘기라고 우격다짐하며 명령하였다. 그러나 사제들은 맹세를 하며 니카노르가 찾고 있는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러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온 니카노르는 성전을 향하여 오른손을 쳐들고 이렇게 맹세하였다. “너희가 유다를 결박하여 넘기지 않으면, 나는 이 하느님의 성역을 땅바닥까지 무너뜨리고 제단을 허문 다음, 여기에 디오니소스를 위하여 찬란한 신전을 짓겠다.” 이러한 말을 하고 그는 떠났다. 그러자 사제들은 하늘을 향하여 두 손을 쳐들고, 우리 민족의 항구하신 보호자께 탄원하였다. “주님, 당신께서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분이신데도, 당신께서 머무르실 성전이 저희 가운데에 있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거룩하신 분, 모든 거룩함의 근원이신 주님, 정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집이 영원히 더럽혀지지 않도록 지켜 주십시오.” 이처럼 알키모스의 모략으로 유다와 니카노르가 결국은 갈라지게 되었다. 이즈음 예루살렘의 원로들 가운데 라지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니카노르에게 고발되었다. 그는 동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평판이 아주 좋고 인정이 많아 ‘유다인들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전에 항쟁이 일어났을 때, 그는 유다교를 고수한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하였다. 그는 신변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다교에 모든 열성을 바쳤던 것이다. 아무튼 니카노르는 유다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오백 명이 넘는 군사를 보내어 그를 체포하게 하였다. 그를 체포하면 유다인들이 타격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탑을 막 점령하려고 할 즈음 병사들은 안뜰 문을 밀치면서, 불을 가져다가 그 집 문들을 태워 버리라고 소리쳤다. 이렇게 사방으로 포위당하자 라지스는 자기 칼 위로 엎어졌다. 악한들의 손에 넘어가 자기의 고귀한 혈통에 합당하지 않은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고귀하게 죽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라지스는 전투의 열기 때문에 스스로 제 몸의 급소를 맞추지 못하였다. 그때에 여러 문에서 군사들이 밀려들자, 그는 용감히 벽으로 뛰어 올라가 군사들 위로 대담하게 몸을 던졌다. 그들이 재빨리 물러서는 바람에 공간이 생겨, 라지스는 그 빈자리 한복판에 떨어졌다. 그런데도 죽지 않고 분노로 불타서 몸을 일으켰다. 피가 솟아나고 상처가 심한데도, 군사들을 헤치고 달려가 가파른 바위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피가 다 쏟아지자, 자기 창자를 뽑아내어 양손에 움켜쥐고 군사들에게 내던지며, 생명과 목숨의 주인이신 분께 그것을 돌려주십사고 탄원하였다. 라지스는 이렇게 유다교를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토아학파의 영향 탓인지 당시의 사람들은 자살을 좋지 않은 것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그의 죽음만은 정말 숭고하였다. 아무튼 알키모스의 모략으로 유다와 니카노르가 결국은 갈라졌다.[계속] [참조] : 이어서 ‘14. 니카노르의 하느님 모독’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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