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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03 조회수719 추천수1 반대(0) 신고

221003.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오늘 <복음>은 어떤 율법교사와 예수님과의 두 번의 대화로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한 질문이기는 하나, 율법교사의 편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곧 그는 ‘무엇인가를 해야’ 구원을 받으리라 여기고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의 ‘행실’로 구원을 얻으리라고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이 자신의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은 그분께 메여있는 ‘존재’임을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곧 구원은 ‘무엇을 하느냐?’는 행위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라는 존재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소임을 맡느냐가 중요하기보다, 사랑으로 그 소임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곧 “마음과 목숨과 힘과 정신을 다하여 사랑하는 사람”(루카 10,27)이 되는 일입니다.
 
<두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누가 제 이웃입니까?”(마르 10,29)

이 질문 뒤에도 역시 그의 옹졸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곧 사랑의 대상에 한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의 사랑의 대상에는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은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반문하십니다.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마르 10,36)

예수님께서는 누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대답하기보다, 오히려 ‘모든 이웃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곧 우리는 모두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웃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모두에게 이웃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는 단지 이웃이 아니라 형제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 역시, ‘누가 나의 이웃인가? 라는 문제보다, ‘나는 이웃이 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먼저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그가 나의 형제인가?’묻기에 앞서, ‘나는 그의 형제가 되어주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일입니다. 곧 내가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루카 10,37)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주님, 저희가 자비를 입었으니, 저희도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라고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의 핵심 메시지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대화의 마지막 구절에 있습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루카 10,28;37)
 
이 말씀은 아는 것에 멈추지 말고, 행동으로 실행하라는 요청입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몸으로 하라는 말씀이요, 의무적으로나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사랑으로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알 때가 아니라, 그렇게 실행할 때 살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루카 10,36)

주님!
초라해진 저의 모습을 봅니다.
초주검을 당해 쓰러진 이들이 여기 저기 웅크리고 있는데,
저는 그들과는 반대방향의 열차에 앉아 길을 피해 달아납니다.
강도 맞은 이를 여관으로 옮겨 돌보아 준 사마리아인의 용기와 사랑 앞에,
부끄러움의 고개를 숙입니다.
말없는 그의 헌신과 뒷날까지 챙겨주면서도 고요히 떠나는 그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주님! 제 안에 사랑을 담을 수 있게 하소서!
측은히 여기는 마음과 용기를 담을 수 있게 하소서!
제 안에, 기꺼이 손해 보는 자유를 담을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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