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 이사야 입문[5/5] - 성경 전통 속의 이사야서(이사 1,1-66,24)

구약의 어떤 책 저자가 여럿이라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구약 성경의 적지 않은 책들이 다수의 저자들에게서 쓰인 편집물임을 드러나기에. 66개 장으로 엮은 모음집인 이사야서도 여러 면에서 내용 모두가 동일한 시대의 것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또 이 저자들은 무명인이지만, 이사야서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한 시대를 살았던 특정 인물의 이름으로 전해진다. 아마츠의 아들 이사야다(1,1). 마침내 그는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을 통틀어 유일한 작품으로서 예언서들의 경전 속으로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이사야서는 예언서 중의 예언서다.

쿰란에서 이사야서의 여러 단편들과 이사야서 전체 두루마리가 발견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자신들을 참다운 이스라엘, 그리고 충실한 ‘남은 자들’로 여겼던 에세네파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이사야서 전체가 하나의 기획서였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쿰란의 주요 수사본과 함께 가장 오래된 성경이 복구되는데, 이는 유다인 성경 전승가들에게서 전해진 마소라 본문보다 천 년 전의 것이었다. 마소라 것과 비교할 때 쿰란의 수사본은 단지 철자법상의 문제들만이 아닌 수많은 변형들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것은 본문 뜻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 이사야서가 유다인들에게 불러일으켰던 관심은 칠십인역이라 불리는 그리스 말 역본에도 나타난다. 거기에는 가끔 번역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번안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히브리 말 본문과는 다른 본문들이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칠십인역은 번역 원본인 히브리 말 본문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하나 열어 주고, 이 번역본이 만들어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유다 공동체가 수행한 이사야서의 주요연구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증언해 준다는 면에서 유익하다.

특히 2부와 3부는(40─66장) 시편과 함께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다. 그 중 일부는 명백한 직접 인용문이고 나머지는 쉽사리 알아볼 수 있는 차용문이다. 임마누엘의 탄생을 예고하는 7,14가 마태 1,22-23에서 인용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유에 따른 가르침은 청중들의 마음을 무디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복음 저자들이 말하는데(마태 13,14; 마르 4,12), 이는 6,10의 본문을 상기시킨다. 또한 포도밭이나 모퉁잇돌 같은 중요 이미지들은 신약에서도 자주 나온다.

또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순종에 반대되는 것으로서 입술만으로 하는 예배(마태 15,8), 종말의 시간을 묘사하는 그림에 나오는 것으로서 천체들이 빛을 잃는다는 것(마태 24,29), 그루터기, 특히 주님의 종과 관련된 주제들은, 이사야서로부터 출발해 그리스도를 이해하고, 새로운 약속들과 임박한 심판에 놓인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신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이사야서가 성화와 찬미가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여러 대성당, 신앙 서적 속에 들어 있는 삽화들, 그리고 성가들이 각자 제 나름대로 이사야서를 되풀이하여 표현하고 있다.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의 핵심이 되는 충실한 ‘남은 자들’을 뜻하는 것들도 적어도 이사야서를 본받아 예시했음에 틀림없다. 그렇게 이사야에 담긴 내용들의 규모에 대해서는 추측만을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여러 문집들이 이사야서에 받아들여져 최종 편집 때, 이들을 전체적인 틀 속으로 집어넣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여러 시대의 신탁들 가운데에서 선별한 것들로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역사상 이사야서라는 이 하느님의 특별한 증인보다 계시를 더 적절하게 표현하고 신앙을 더 많이 불러일으킨 책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할 수가 있다.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의 임금 우찌야,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 시대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본 환시이다.[계속]

[참조] : 이어서 ‘8. 하느님을 거역’이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