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8주일] 매일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
---|---|---|---|---|
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2-10-09 | 조회수51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22년 10월 09일 일요일 [연중 제28주일] 매일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 복음 이야기는 치유자이신 예수님보다 그분께 은혜를 입은 나병 환자 열 사람의 행동을 더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나병 환자는 부정한 사람으로 여겨졌기에, 다른 이들과 교류 없이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하였습니다(민수 5,2-3; 레위 13,45-46 참조).
오늘 복음 속 나병 환자 열 사람도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 ‘멀찍이 서서’ 그저 자비를 청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평소와 다르게 그들을 바로 치유하지 않으시고, 사제들에게 가서 몸을 보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나병이 다 나았음을 사제에게 공식적으로 확인받는 절차와 관련됩니다. 그들이 그분 말씀대로 떠났다는 것은 그분께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사제에게 가는 동안 열 명 모두 치유의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치유의 수혜자는 열 명이었지만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이는 단 한 사람, 그것도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머지 아홉 명의 유다인 가운데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저 예수님의 명령을 잘 따랐을 뿐이라고 이해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 가라고 명령하셨고, 그들은 사제들에게 갔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예수님께 돌아오지 않은 이유일까요? 그들은 병이 나아 매우 기뻤을 것입니다. 그리고 좀 더 빨리 사제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에 합류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치유되었을 때, 그들에게 예수님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는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고 맙니다.
여러분은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인입니까? 사실 우리의 삶은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와 자비로 가득합니다. 그분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어느 것 하나 지금 있는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에 인색한 듯합니다. 크든 작든,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깊은 감사를 드릴 줄 아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