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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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1-07 | 조회수376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23년 01월 07일 토요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요한 복음서는 사용하는 표현이나 신학에서 공관 복음서와 차이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낱말을 뽑자면 ‘표징(標徵)’입니다. 다른 복음서는 ‘기적(奇蹟)’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요한복음서는 초자연적인 사건을 지시할 때 표징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기적이 사건을 일으키는 예수님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표징은 사건을 통하여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원을, 곧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이 사건이 표징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라고 말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사건은 첫 번째 표징이면서 예수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요한복음서는 모두 일곱 가지 표징을 전합니다. ①카나의 혼인 잔치(2장), ②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신 것(4장), ③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신 것(5장), ④오천 명을 먹이신 것(6장), ⑤물 위를 걸으신 것(6장), ⑥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고치신 것(9장), 그리고 ⑦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것(11장)입니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표징의 마지막은 이처럼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밝혀 줍니다. 표징은 믿음을 위한 것입니다. 놀라운 사건이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사건을 일으키는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알게 되고 그분을 믿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표징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뜻합니다. 정결례(淨潔禮)로 표현되는 구약의 율법을 넘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제자들이 완전하지는 못하였지만 믿음으로 모범을 보여 줍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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