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설]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 |||
---|---|---|---|---|
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1-22 | 조회수33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2023년 01월 22일 일요일 [설]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오늘 복음은 마치 하나의 비유를 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두 비유가 결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비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혼인 잔치는 열흘 정도 이어지는 큰 축제였기에 그 사이 언제라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비유의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허리에 띠”를 매라는 말씀은 구약 성경에서 옷을 차려입는 것을 말할 때 쓰였으며, 띠를 매는 것은 무엇인가를 바로 할 수 있는 준비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비유의 마지막에는 ‘행복하여라’라는 행복 선언이 반복됩니다. 주인을 맞이하려고 늘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두 번째 비유는 도둑을 대상으로 삼습니다. 이 비유는 사람의 아들이 도둑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비유의 핵심은 “준비하고 있어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있습니다. 곧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유입니다. 집주인이 도둑에 맞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늘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두 비유는 모두 종말을 배경으로 삼습니다. 종말은 생각지 못한 때에 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복음이 전하는 가르침은 ‘준비(準備)’입니다. 마치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처럼, 호시탐탐 빈 집을 노리는 도둑에 맞서는 집주인처럼 종말을 준비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종말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표상들로 묘사되지만 오늘 비유는 다른 면을 알려 줍니다. 곧 종말은 주인이 종에게 봉사하는 것처럼 기쁨과 행복의 때이기도 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