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오늘의 묵상 (정용진 요셉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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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2-15 | 조회수455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3년 02월 15일 수요일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오늘의 묵상 (정용진 요셉 신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떤 눈먼 이의 치유는 어제 복음에서 볼 수 있었던 제자들의 소경 성을(마르 8,16-17 참조) 예수님께서 치유하시는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자주 눈의 상징을 활용합니다. 우리가 후회되는 일을 하고는 “내가 그때 눈이 멀었었어.”라고 말합니다. 신앙인인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자신의 인생사를 보려 하지 않는 것은 구원에 큰 장애가 됩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세례 받은 사람을 ‘빛을 받은 이’로 불렀습니다. “여러분이 빛을 받은 뒤에 많은 고난의 싸움을 견뎌 낸 때를 기억해 보십시오”(히브10,32). 또 신앙의 눈으로 올바로 보는 것은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행복 선언 가운데 하나입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마태 13,16). 이 세상을 살아가며 좋다고 하는 것들 사이에서 참으로 값진 보물을 구별해 내기는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속이고 기만하는 것을 만나 세상살이가 두렵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눈처럼 겉모습 너머를 보는 눈, 참 생명을 위하여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을 꿰뚫어 보는 눈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선택은 늘 눈에서, 곧 욕망으로 가려진 눈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창세 3,6 참조). 오늘 복음은 우리의 치유를 위한 많은 가르침을 주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두 번 나오는 “마을”이란 말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눈먼 이를 고쳐 주실 때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다.”라는 말씀과, 시력이 회복된 이에게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올바로 보고 신앙의 눈을 뜨고 살아가려면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이루기를 바라시는 새로운 탈출의 여정을 뜻합니다(예레 31,31-32 참조).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치유된 이를 “집으로” 보내시며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집으로 보내시면서 그가 살아갈 마을로는 가지 말라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저 마을”이란 그리스도의 빛과 복음의 빛으로 보지 않고 세상의 기준과 자기 통념으로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그 모든 곳이 아닐까요? 세상의 기준이 아닌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은총을 다시한번 주님께 청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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