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노생의 꿈 / 따뜻한 하루[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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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02-24 | 조회수50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중국 당나라 시대에 노생(盧生)이라는 가난한 서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볼일로 '한단'이라는 지역에 갔다가 잠시 객점에서 쉬면서, 여옹이라는 노인을 만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묵묵히 노생의 말을 듣고 있던 여옹은 목침을 꺼내 주며 잠시 쉬기를 권했습니다. "이보게,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나. 그동안 나는 밥을 짓도록 하겠네." 그렇게 노생은 밥 때를 기다리다 피로함을 못 이겨 그 목침을 베고 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달게 잠을 잔 이후 노생의 인생이 180도 확 바뀌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황제의 치하를 받으며 큰 벼슬자리에 올랐고, 권력을 가지게 되자 재산은 절로 불어났고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를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총명하고 귀여운 자식들과 함께 영화로운 삶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하지만, 역적으로 몰리자 옛적의 농사짓던 때를 그리워했습니다. 결국 큰 화를 참기가 어려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했지만, 아내와 자식의 간곡한 만류로 차마 자결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사형은 면하고 멀리 유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 모함이 밝혀져 복권됐고, 그 후로 더욱 지위가 높아졌습니다. 노생은 그렇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80여 세에 천수가 끝나는 순간 어디선가 "밥이 다 되었으니 일어나 밥 먹게나." 라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노생이 놀라 눈을 번쩍 떠보니 여옹이 밥상을 안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장원 급제와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 이 모두가 한순간 꾼 꿈이었습니다. 80년 동안의 부귀영화가 잠깐 밥 짓는 사이에 일어났던 꿈이었습니다. ‘약은 집사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이르십니다(루카 16,10).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렇습니다. 인생에서 그 어떤 거창한 비전이라도 스스로 쟁취하지 않으면 일장춘몽마냥 미련도 없이 그저 사라질 하룻밤 꿈에 불과합니다. 남는 것은 하루하루 성실한 마음으로 최선만을 다한 그것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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