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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10 조회수534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410.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제자들을 극심한 두려움으로 몰아넣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스승의 죽음이라는 당혹스런 사실 앞에서, 믿음의 흔들림과 의혹과 허탈감으로 절망과 혼란에 빠졌을 것입니다. 자신들도 붙잡혀 죽게 될까 봐 불안에 떨어야 했고,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숨어서 두려워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는 그 깊은 어두움 속에서도 결코 갈망이 식지 않았습니다. 사랑이 두려움보다 컸던 것입니다. 그만큼 사랑이 깊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리움이 되어 이른 새벽 스승의 무덤을 찾아가게 했고, 거기서 그들은 천사를 만나 놀랍고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다.”(마태 28,7)

그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마주 오면서 ‘평안하냐?’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천사를 통해 사명을 주었건만, 굳이 열절하신 사랑으로 직접 오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마주 오십니다.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향하여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인간을 향하여 계신 분”(본 훼퍼)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 나서기만 하면 “나 여기 있노라.”(이사 58,9;66,1) 하시며, 이미 찾아와 우리 앞에 계십니다. 항상 우리를 향하고 계셔서, 우리가 찾기 전에 먼저 우리를 향하여 찾아오십니다. 그러니, 더 이상 예수님을 붙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분께 붙잡혀 있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를 찾으시는 당신 앞에, 항상 “예,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당신 면전에 있어야 할 일입니다. 항상 당신을 향하여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의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시어, 막달레나에게서 두려움을 몰아내시고, 당신 부활을 선포하는 첫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우리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가리켜 “내 형제들”이라고 부르십니다. 당신을 부인하고, 배반하고, 달아나버린 제자들을 말입니다. 비록, 그들이 당신을 떠났어도 진정으로 사랑하신 까닭입니다. 이미 그들을 용서하신 까닭입니다. “내 형제에게로 가라” 바로 이것이 당신께서 부활하시어 첫 사도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형제들 안에서 예수님을 뵈올 것입니다. 척박한 땅 갈릴래야, 우리가 머물고 있는 바로 이 땅, 바로 여기, 이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주님을 뵈올 것입니다. 진정 예수님께서는 형제들 안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형제를 사랑할 때 부활 생명이 우리 안에서 피어오르게 될 것입니다.

하오니, 주님! 형제를 사랑하게 하소서. 형제들 안에서 당신 얼굴을 뵙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주님!
당신은 제가 가는 곳에 항상 먼저 와 계십니다.
항상 먼저 오시어 나를 기다리시는 분, 결코 저를 떠나지를 못하시는 분
제가 찾기도 전부터 저를 찾으시고, 제가 찾으면 ‘나 여기 있노라’ 하시고,
제가 숨으면 ‘너 어디 있느냐?’하고 찾으시고,
먼저 제 안에 들어와 ‘어서 가자’고 이끌어 가시는 분.
그 보고 싶은 분을 보는 일, 그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멘.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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