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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01 조회수493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901.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마태 25,6) 

앞 장(24장)에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과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시자, 제자들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마태 24,3)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닥쳐올 큰 재난’(마태 24,15-26)과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마태 24,29-31)에 대해 말씀하시고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36-44)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어제는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마태 45-51)를 통해, ‘충실함’과 ‘슬기로움’에 있음을 밝혀주셨고, 오늘 우리가 들은 ‘열 처녀의 비유’(마태 25,1-13)를 통해서 다시 ‘슬기로움’을, 그리고 내일은 ‘탈렌트의 비유’(마태 25,14-30)를 통해서 ‘충실함’을 ‘깨어 준비하는’ 모습으로 거듭 밝혀주십니다.

오늘 <복음>인 “열 처녀의 비유”는 혼인잔치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신랑을 기다리는 열 처녀의 이야기입니다. 처녀들은 어쩌면 밤에 올지도 모르는 신랑을 고대하고 기다림으로 등불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은 기름도 그릇에 따로 더 충실히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 은 처녀들은 열 명인데 신랑은 단수(여섯 번)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혹 일부다처제일까요? 이는 신랑으로 표상되는 예수님을 기다리는 교회 안에 뒤섞여 있는 어리석은 자와 슬기로운 자에 대한 심판, 마치 ‘가라지의 비유’(마태 13,36-43)와 상통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해야 할 ‘등’은 무엇이고 ‘기름’은 무엇일까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등’을 ‘선행’으로 등에 불을 타오르게 하는 ‘기름’을 ‘사랑’으로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의 ‘세상의 빛과 소금’의 가르침에서 말씀하십니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5-16)

그러니 ‘등’은 ‘착한 행실’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을 밝히는 데 꼭 필요한 ‘기름’은 ‘신랑에 대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발의 등불”(시 119,105)이신 말씀이 저에게는 ‘등’이요, 말씀을 밝혀주는 성령이 ‘기름’이요, 성령의 기름으로 도유된 내 자신이 ‘기름 그릇’이라 알아들어 봅니다.
 
마침내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습니다.”(마태 25,6). 여기서, “한밤중”은 가장 예기치 않은 때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등불을 챙겼습니다.”(마태 25,6-7)
 
여기서 ‘챙기다’(코스메오, κοσμεω)는 ‘심지를 자르다’라는 뜻으로, 다 타버린 심지 끝을 잘라서 그을음이 나지 않고 환하게 타오르도록 정돈하는 행동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곧 불꽃이 잘 타오르도록 그래서 환하게 비추도록 하기 위해서 심지가 기름에 닿아있는지, 기름은 충분한지, 그리고 심지가 타버리지는 않았는지, 보고 잘라내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령의 기름에 몸을 담그고 있는지, 성령에 젖어 있는지, 그 사랑의 기름에 도유되어 있는지, 성령으로 말씀의 등불을 밝히고 있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또한, ‘신랑이신 주님’께 깨어있고,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인 사랑의 착한 행실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곧 나는 ‘슬기롭고 충실한 처녀’인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깨어 있어라.”(마태 25,13)

주님!
눈을 부릅뜨고 깨어 있되, 신랑인 당신을 향해 깨어있게 하소서.
당신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더더욱 갈망하게 하소서.
빛 속에서 은총을 볼 줄 알게 하시고,
그 은총이 얼마나 큰지, 경이로워하고 놀라워할 줄 알게 하소서.
사랑의 등불을 켜들고, 임을 보게 하소서. 임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당신의 놀라운 자비와 사랑에 깨어있게 하시고,
당신 사랑에 기름칠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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