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23. 안식일 논쟁 / 상경기[3] / 공관복음[9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31 조회수18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3. 안식일 논쟁(루카 13,10-17) / 부스러기 복음[98]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이렛날 쉬신 데서 유래한 천지 창조 기념일로 십계명에 명시되어 있다. 이 안식일은 인간에게 정기적으로 휴식을 보장해준 최초의 제도다. 성경에 주간 첫날에 해당하는 일요일을 주일로 지내며 휴식을 취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안식일을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지낸다. 안식일이 저녁에 시작하는 이유는, 예부터 이스라엘에서는 하루의 시작을 해질 무렵으로 보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며 저녁이 먼저 언급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취하셨다는 휴식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분의 안식은 피로 회복과 거리가 멀다. 그 안식은 세상이 평화롭다는 거다. 십계명의 의미도 이와 연관된다. 이스라엘은 주님께서 세우신 창조 질서 유지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로 안식일 규정을 율법으로 받아들였다. 안식일을 지킴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의 일부가 되고 또한 그것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일어난 주간 첫날주일을 안식날로 바뀌면서, 이날에 하느님 나라를 되새겨 기억하면서 영육의 휴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당대의 지도자들과 예수님 사이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논쟁은 바로 이 안식일에 관한 것이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이의 치유를 통해서 그들과 논쟁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등 굽은 여자를 안식일에 고쳐 주시면서 일어난 이야기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마침 허리가 굽어 몸을 펼 수 없어 고생하는 여인을 보시고는 고쳐주신다. 그 여자는 열여덟 해나 병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는 그만큼 고질병이었고 따라서 쉽게 고칠 수 없었다는 것일 게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분개하여 군중에게 말하였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그 회당에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당장은 차마 예수님께 대들지는 못하고 사람들에게 소리친 것이다. 그러자 그분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안식일에는 안 된다고 분개한 사람은 회당장 한 사람이었는데 예수님은 위선자들아!” 하고 복수로 지칭하신다. 그 자리에는 회당장과 치유 받으려는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었고, 그들 가운데는 회당장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어, 예수님께서는 그런 이들까지 싸잡아서 말씀하신 것 같다. 아무튼 예수님 말씀의 핵심은 안식일에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짐승에게 물 먹이는 일을 해도 된다면,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 즉 병자들을 고쳐주는 일은 더욱더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같이 안식일과 연관된 예수님의 다른 일화를 찾자면 수도 없을 게다. 그만큼 예수님께서 가지신 안식일 개념은 철저하게 율법보다는 자비에 근거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그분께서 하신 그 모든 영광스러운 일을 두고 기뻐하였다. 등 굽은 여인의 치유와 하느님 나라에 관한 두 비유에는 공통되는 점이 있다. 구원의 때가 밝아왔다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는 회개한 이는 누구나 들어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가 있다. 안식일도 하느님을 기리면서 평화의 기쁨을 맛보는 구원의 날이다. 장차 일어날 예수님의 재림에, 그분을 믿는 우리는 영원한 생명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닷새간 열심히 일하고, 주말과 주일을 맞이해 그간 쌓인 피로를 풀면서 평일에 못한 색다른 활동도 하자. 그러면서 주말을 맞을 때마다 안식일의 존재에 대해 감사를 가지면서, 주님께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되새기는 신앙인이 되자.[계속]

 

[참조] : 이어서 ‘24. 겨자씨와 누룩(마태 13,31-33; 마르 4,30-32; 루카 13,18-21)’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겨자씨와 누룩, 이어지는 이 한 쌍의 비유가 하느님의 나라로 우리 신앙인들의 생각을 이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안식일,휴식,주간 첫날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