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학자 기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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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4-29 | 조회수194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학자 기념] 요한 14,21-26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한 어린 소년이 학교에서 편지를 한 통 받아왔습니다. 그 편지는 그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쓴 것이었는데 중간에 다른 사람이 열어보지 못하도록 굳게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 궁금했던 아이는 엄마에게 편지의 내용을 읽어달라고 졸랐습니다. 봉투를 뜯어 편지의 내용을 확인한 엄마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큰 목소리로 편지의 내용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천재입니다. 우리 학교는 그를 가르치기에 너무 작은 학교이며 좋은 선생님도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아이를 가르쳐주시길 바랍니다.”
그 다음날부터 아이는 학교에 나가지 않고 궁금한 것들을 엄마에게 물어보고 배웠습니다. 엄마는 병에 걸려 죽는 순간까지 자식의 교육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고, 그런 엄마 덕분에 아들은 유명한 발명가로 성장했습니다. 어느 날 본가에 들른 아들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할겸 하나 하나 꺼내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상자 안에서 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해주라고 했던 그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을 펼쳐서 읽어보았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저능아입니다. 이런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가르칠 수는 없으니 앞으로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너무나도 다른 내용에 충격을 받은 그는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추스른 뒤 자신의 다이어리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토마스 에디슨은 저능아였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그를 이 시대의 천재로 만들었다.”
에디슨이 자신을 무시하는 선생님의 말을 따랐다면 훌륭한 발명가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능아’라는 부정적 인식 안에 갇혀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남들을 원망하는데에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진면목을 알아봐주고 잘할 때까지 기다려주며 응원해주신 지혜로운 어머님의 말씀을 따랐기에, 자기가 가진 능력을 맘껏 발휘하여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화초가 자신이 심어진 화분의 크기만큼 자라는 것처럼, 사람은 자신이 마음에 품은 믿음만큼 자라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마음 안에 제대로 된 믿음을 품어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고 온전히 사랑해주시는 분의 말씀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굳게 믿으며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랑의 크기만큼 자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에디슨도 어머니의 그 사랑 덕분에 남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산만하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최고의 발명가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 점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나는 나에 대해 잘 모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 일종의 ‘과학’처럼 맹신되는 ‘MBTI’라는 것도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근거하기에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실제의 나’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지요. 그래서 우리에게 신앙이 필요하고 하느님이 필요합니다. 나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이 특별한 뜻과 의도를 가지고 나를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고 따름으로써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실천을 통해 그분 사랑 안에 머무름으로써 나를 만드신 그분의 뜻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계명의 실천을 강조하신 이유입니다. 그러니 말씀을 해석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먼저 수용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말씀을 내 기준에 맞춰 해석하려 들면 듣기 싫다고 반항하게 될 뿐입니다. 일단 수용하고 따라야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내 안에서 기쁨이라는 열매로 맺힙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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