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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08 조회수74 추천수4 반대(0) 신고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요한 16,12-15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 그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시인이 쓴 "지금 알고 있는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입니다. 철 없던 시절에는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누가 가르쳐주면, 자신이 그것을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거나, 그런 일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여기며 나중으로 미루곤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나면 그렇게 미루거나 그냥 넘어간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때 이렇게 할걸'하고 후회해보아도 때는 이미 늦지요.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에 있어서 보다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일찍 깨달을 수 있다면, 그만큼 나중에 후회하는 일도 적을 것이고, 쓸데 없는 일들에 시간을 허비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류시화 시인의 이 시는 이러한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그들이 아직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예수님 중심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세속적인 가치들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하시지요.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마음 속이 '나 자신'으로 가득하여 성령을 받아모시지 않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을 모시고 나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참된 구원을 얻기 위해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지, 어떤 일들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그러했지요.

 

다행히도 우리는 성경말씀을 통해 사도들과 초기 교회 공동체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살펴 보았고,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충분히 배웠습니다. 또한 세례와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의 은총을 충만하게 받았습니다. 그러니 각자가 배워 알고 있는 것들을 충실히 실천하기만 한다면, 성령께서 이끌어주시는대로 살아가기만 한다면, "지금 알고 있는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그러니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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