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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나에게 맡겨진 탈렌트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31 조회수48 추천수7 반대(0) 신고

 

“날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삶”

 

 

“행복하여라, 

 주님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민족, 

 그분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시편33,12)

 

제 유일한 소망은 '있는 듯 없는 듯', '보일 듯 말 듯', 조용히, 묵묵히, 가을단풍처럼, 저녁노을처럼, 곱고 품위있게 나이들어 가는 것입니다. 외관에는 초연하고 자유로우니, 안이 맑고 밝으면 밖도 저절로 그러하리란 믿음 때문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자비의 집 숙소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볼 때 마다 되뇌는 오래된 자작시가 있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여전히 새롭게 마음에 와닿는 시입니다.

 

“문열면

 한눈 가득 들어오는

 가슴 가득 안겨오는

 

 푸른 하늘

 흰 구름

 빛나는 별들

 

 그리운 당신

 보고 싶은 당신”<1998.9>

 

하느님의 사랑은 자연의 아름다움으로도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을 뵙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삶의 좋은 지혜가 됩니다. 매사 소홀히 해서는 안됨을 깨닫습니다.

 

“선은 아무리 쌓아도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악은 아주 작은 불씨일지라도 집을 태울수 있다.”<다산>

“선은 반드시 쌓인 후에 이뤄지고 악은 비록 사소하더라도 경계해야 한다.”<주자>

 

어제 교리문답같은 말마디도 고마웠습니다.

“예수님이 30년 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수님은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삶을 사셨고, 그로써 우리의 일상을 거룩하게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처럼 하루하루 맡겨진 사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함으로 거룩한 일상을 사는 게 참으로 중요하며 잘 사는 일입니다.

 

어제 마산 배기현 주교님이 수도공동체에 선물한 “거제도 가는 길, 피델리스” 책을 보는 중입니다. 서문 대신 쓰여진 말마디가 마음을 끕니다.

“귀한 순례기가 있어 보내드립니다. 배기현 주교, 2024년 성녀 모니카 축일에”

 

오늘 제1독서 바오로의 말씀이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하며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합니다. 겸손한 마음에서 샘솟는 감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살게 해 주셨습니다.”

 

바로 이런 깨달음에서 샘솟은 겸손이요 감사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되셨습니다. 이런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일치되어 살아가기에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는 각자 맡겨진 탈렌트를 최대한 활용하여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께 대한 감사는 저절로 자기가 받은 탈렌트의 활용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몇분이 있습니다. 교회를 위해 번역에 초인적인 활동을 펼치는 분들입니다. 성염대사, 안실비아수녀, 윤주현신부입니다. 자기가 받은 탈렌트를 교회를 위해, 주님을 위해 온전히 활용하는 분들입니다. 특히 오늘 말씀 묵상을 보면 안실비아수녀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받은 탈렌트를 활용하고 나누는 마음으로 날마다 평생 매일 강론을 씁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하늘 나라의 비유입니다.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는 비결 둘입니다. 어제 열처녀의 비유에서처럼 늘 깨어 있는 삶이요, 오늘 탈렌트의 비유에서처럼 맡겨진 탈렌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삶, 바로 이것이 지상에서의 참행복한 하늘나라의 삶이겠습니다. 남이 받은 탈렌트와 비교할 것도 없고 추호도 부러워할 것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각자 활용하라 맡기신 탈렌트니 자랑할 것도 아니고 다만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책임감을 지니고 최대한 활용하면 됩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바 많이 살았느냐의 ‘삶의 양’이 아닌, 잘 살았느냐의 ‘삶의 질’입니다. 오늘 다섯 탈렌트를 받아 다섯 탈렌트를, 두 탈렌트를 받아 두 탈렌트를 남긴 이의 삶의 질은 5/5, 2/2, 똑같은 1입니다. 둘 다 주인이신 주님께 격찬을 받습니다. 둘 다 삶의 아마추어가 아닌 삶의 프로가 되어 산 이들입니다.

 

1.“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이 경구(警句)와 더불어 가나안 여자에 대한 다음 주님의 격찬도 내 삶의 경구로 삼아 마음에 담고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종아! 여인아! 대신 내 이름을 넣고 되뇌어 보세요.

 

2.“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15,28)

 

반면 한 탈렌트 받은 자는 주인의 뜻을 완전히 착각했고 오해했습니다. 잘 활용하라 맡기신 한 탈렌트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무사안일, 안전일변도의 삶을 선택하여 한 탈렌트 그대로 보관했다가 그대로 바칩니다. 한 탈렌트만 더 남겨도 충분한 것을 그냥 사장시켜 버리고 말았고 주인의 격렬한 반응과 더불어 한 탈렌트도 회수당합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영적 현실에도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진리임을 깨닫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살아 있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날마다 각자 맡겨진 탈렌트를 잘 활용했는가 주님께 셈바치는 시간입니다.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을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시편33,18).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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