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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분별의 잣대는 사랑 “사랑과 자유”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21 조회수7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25.1.21.화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291-304) 기념일 

 

 

히브6,10-20 마르2,23-28

 

 

분별의 잣대는 사랑

“사랑과 자유”

 

 

"보라, 나는 내가 갈망하는 것을 보았고, 희망하는 분을 얻었으며,

 지상에서 온 마음으로 사랑한 분을 만났도다."(즈카르야 후렴)

 

성녀 아녜스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오늘은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오늘 영명축일을 맞이하는 여러 아녜스 자매들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합니다. 생몰연대를 보니 고작 13세에 순교한 성녀입니다. 성덕과 산 햇수는 무관함을 봅니다. 얼마나 많이 살았는가 보다는 어떻게 사랑의 삶을 살았느냐는, 바로 성덕의 잣대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성녀 아녜스는 아가타, 세실리아, 루치아와 함께 로마의 4대 순교 성녀에 속합니다.

 

아녜스는 ‘순결’ 또는 ‘양’을 뜻합니다. 성녀는 발치에 양을 데리고 있거나 팔에 양을 안고 있는 여인으로 그려지지만, 때로는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있거나 긴 머리칼로 온몸을 덮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성녀 아녜스는 처녀, 약혼한 남녀, 정원사의 수호성녀입니다. 성녀 아녜스의 미모에 반한 로마 총독의 아들이 청혼했을 때의 성녀의 전설적 답변 내용을 소개합니다.

 

“나는 이미 다른 사람과 서약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분은 고결하고 훌륭한 혈통의 자손입니다. 그분의 어머니는 동정녀이시고, 그분은 천사들의 시중을 받고 계십니다. 그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결국 배교를 거절하고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설교하다 참수형의 순교를 맞이합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의 순교요 새삼 순교는 주님 성체와의 결합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꽃같은 사랑의 성녀 아녜스는 물론 오늘 영명축일을 맞이하는 사랑하는 아녜스 자매님들께 제 좋아하는 두 시를 헌정하고 싶습니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하루를 살더라도 꽃같은 하루, ‘파스카의 꽃’같은 사랑으로 살면 참 아름다운 삶이겠습니다. 간혹 꽃을 가져오는 꽃보다 더 예쁜 영혼의 자매들에게 선사하는 덕담같은 시입니다.

 

“꽃이

 꽃을 가져오다니요?

 그냥 오세요

 당신은 

 꽃보다 더 예뻐요.”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이말마디는 제 세 번째 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책 1면에 소개된 글을 인용합니다.

 

“사랑은 구체적이다, 추상명사가 아닌 실행해야 하는 동사다. 우리 온몸은 사랑하라 있는 사랑의 도구다. 멀리 밖에서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함께 하는 주님과 가족, 그리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서로 사랑하라고 보내 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다. 거창한 사랑이 아니라 작은 행동으로의 사랑이다. 작은 사랑의 실천이 감동을 주어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하고 충만하게 한다. 사랑은 우리의 모두다. 사랑이 있을 때 빛나는 인생이지만 사랑이 사라지면 어두운 인생이다. 사랑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사람이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은 사실에 격렬히 항의하는 바리사이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한마디로 율법주의자 바리사이들의 사랑부재를 반영합니다. 예수님 제자들의 배고픈 구체적 인간 현실을 도외시하고 인정머리없이 안식일법의 잣대를 들이댑니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합니까?”

 

예수님은 즉시 바리사이들 역시 존경하는 구약의 다윗의 예를 듭니다. 우리가 여기서 비교할 것은 예수님과 바리사이가 아니라, 예수님과 다윗입니다. 두분은 공통점은 참으로 자유로운 처신입니다. 예수님은 다윗이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되는 제사 빵을 먹고 일행들에게도 준 사실을 예로듭니다.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마음을, 사랑을 너무 잘 알았기에, 또 하느님의 사랑과 신뢰를 너무나 받고 있음을 알았기에 이처럼 다윗의 자신있는 자유로운 처신입니다.

 

이것은 일상에서도 자주 목격하는 사랑의 진리입니다. 가난이 문제가 아닙니다.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참사랑으로 자녀를 키운 이들의 자녀들의 당당하고 자유로운, 자존감 높은, 정체성 또렷한 처신에서도 입증되는 진리입니다. 사랑 많이 받은 이들이 사랑할 줄도 알고 또 사랑도 많이 받습니다. 성장과정중 부모로 부터의 사랑결핍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음 위축되고 아파해 하며 허기를 느끼며 춥게 지내는 지요!  

 

예수님은 다윗 이상으로, 세상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사랑과 신뢰를 온몸에 받고 있음을 알았기에, 하느님의 사랑에 정통해 있었기에, 그리도 당당하고 의연하며 자신감 넘치는, 자유로운 처신입니다. 사랑 많이 받고 사랑 많이 할수록 정체성 또렷하고 자존감 높은 참나의 실현이요 참으로 자유로운 삶입니다. 사랑과 함께 가는 자유입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참으로 자유롭게 하는 아오스팅 성인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자유로운 사랑의 반영이 바로 다음 말씀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하느님의 신뢰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음을 알았기에, 하느님의 마음에 정통해 있기에, 하느님 사랑을 그대로 반영한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하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유일한 법은 다음 사랑의 계명, 하나뿐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

 

분별의 잣대는 안식일법 율법이 아니라 사람이자 사랑이요, 최종적인 분별의 잣대는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사랑이신 주 예수님이라 고백하고, 2025년 희년에 우리는 우리의 희망이신 주 예수님이라 고백하며 희망의 순례자로서 우리의 신원을 새롭게 합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고백이 우리의 희망을 새롭게 합니다. 

 

“당신께 몸을 피한 우리가 앞에 놓인 희망을 굳게 붙잡도록 힘찬 격려를 받게 하셨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에게 영혼의 닻과 같아, 안전하고 견고하여 저 휘장 안에까지 들어가게 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선구자로 그곳에 들어가셨습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우리의 사랑이자 희망’이신 주님과 하나되어 올바른 분별의 지혜와 사랑을 발휘하며 자유롭게 살게 하십니다. 역시 아녜스 성녀의 고백입니다.

 

"내가 사랑하고 찾으며 갈망하던 거룩하신 성부여,

 당신께 나아 가나이다."(성모의 노래 후렴).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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