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반영억 신부님_예수님을 만나면 마음이 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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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09:21 | 조회수3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저수지 얼음이 깨지면서 빙판 위에서 놀던 중학생들이 물에 빠졌는데 친구를 구하려고 애쓰다가 한 학생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친구를 ‘구해야 한다’ 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자신의 몸을 던져 구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죽음을 각오한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 앞에서 이기심을 고집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셨습니다. 당시 율법은, 안식일 법을 위반하는 사람은 추방당하거나 사형에 처하게 되어 있습니다(탈출31,14). 유다인들은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가 아니면, 안식일에 병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법적인 규정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예수님께서 치유해 준 병자는 손이 오그라든 상태였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바리사이들의 눈에는 예수님의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오그라든 병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없애 버릴까 모의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안식일 법의 맹목적인 준수보다는 안식일에도 선행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완고하고 비뚤어진 사람에게는 예수님을 고발할 마음만 커갔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저항과 반대에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인내와 지구력, 용기를 지녀야만 합니다. 이러한 인내와 지구력은 예수님께 의지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은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것을 보아도 칭찬은커녕 흉보고 비난하며 무시하고 불평합니다. 좋은 일에는 인색하고 남을 해치는 일에는 발 벗고 나섭니다.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이 문제입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치유를 보고 함께 기뻐하기보다 외적인 규정을 어겼다는 사실 하나에 집착해서 예수님을 해칠 궁리를 하는 사람은 완고한 마음을 지닌 환자입니다. 나는 누구보다도 경건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킨다고 자만하면서, 실제로는 교만의 죄를 범하고 생명을 죽이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기와 질투, 자격지심은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릇된 일인지를 알면서도 마음 한 번 비뚤어지면 대책이 없습니다. 그는 중환자입니다. 그는 치유 받아야 합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보다도 더 먼저 치유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큽니다. 혹 나도 잘못된 고정관념, 어떤 것에 대한 집착, 쓸데없는 고집, 자존심의 중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하겠습니다.
“손을 뻗어라” 하시며 오그라든 손을 성하게 하신 능력의 말씀이 오그라든 우리 마음을 펴주시길 기도합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의 손은 반역의 손, 질투심 때문에 동생을 죽인 카인의 손은 살인의 손, 은전 30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의 손은 배신의 손,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무리의 손은 폭력의 손이다. 예리코를 가다가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간 사제나 레위의 손은 오그라든 손이다. 반면 강도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간호해 준 사마리아 사람의 손은 선한 손이요, 봉사의 손이요, 활짝 펴진 손이다.” 선악과를 따먹기 위해 움켜쥔 손은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자기를 위해서 움켜쥔 손은 결코 하느님을 만나지 않고는 펴질 수 없는 손입니다. 나의 손은 어떤 손인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나의 믿음은 어떻습니까?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믿습니까? 이 믿음은 나의 삶을 변화시킵니까?"(프란치스코).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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