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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25 조회수39 추천수3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4/25) :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 제1독서 : 사도 4, 1-12

* 복음 : 요한 21, 1-14

1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이렇게 드러내셨다. 2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 갈릴래아 카나 출신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그분의 다른 두 제자가 함께 있었다. 3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였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4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7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8 다른 제자들은 그 작은 배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그들은 뭍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이다.

9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10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11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1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3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 14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 <오늘의 강론>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주셨건만, 그들은 자신들의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그물을 치고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두 번씩이나 발현하셨건만, 그들은 자신들의 사명을 깨닫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전히 절망에 빠져있고, 과거의 생업이었던 고기 잡는 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밤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절망과 실의에 빠져 엉뚱한 곳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제자들의 삶의 현장으로 찾아오시어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 쪽에 던져라.”(요한 21,6)

그들이 그렇게 하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혔습니다. 그들이 제자들이 되기 전에, 밤새도록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했던 그들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하신 주님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주님을 먼저 알아본 이는 요한이었지만, 그분께 먼저 달려간 이는 베드로였습니다. 요한은 관조적이고 베드로는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한은 사랑을 받은 이가 되고, 베드로는 일을 맡은 이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새 날 아침을 열치시고 오시어,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서 식사를 준비하시고 부르십니다. 어디서 났는지, 숯불 위에는 이미 ‘물고기’도 있고 ‘빵’도 있었습니다. ‘숯불에 구운 물고기’는 수난 받으신 당신의 몸을, ‘빵’은 십자가에서 찢어지고 바수어진 당신의 몸을, 곧 당신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요한 21,10)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른 것은 와서 시중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와서 ‘시중을 받으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사랑을 받으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게 하고 깨우쳐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비록 제자들은 당신을 버리고 도망쳤지만, 그리고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지만, 당신께서는 그들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그렇습니다. 당신 자신을 바쳐 부활생명을 담은 사랑의 아침 밥상을 차려주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먼저 당신의 밥상을 받아먹는 일입니다. 그것은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시중을 받는 일,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사랑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야 우리도 ‘숯불에 구운 물고기’가 되고, ‘찢어지고 바수어진 빵’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당신의 향기를 뿜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신이 주님이시라는 사실이요, 당신의 사랑을 아는 일이요, 그리고 그 사랑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야 그 사랑을 증거 하고 부활생명을 증거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으로 당신께 상을 차려 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형제를 섬김으로 생명의 밥을 짓고, 말씀의 시중으로 반찬을 마련하고,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국을 끓이고, 의탁과 내맡김의 생선을 구워, 우리의 삶으로 상을 차려 올리는 일입니다. 아멘.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주님!

이 아름다운 아침, 당신이 차려주신 생명의 밥을 먹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당신 생명과 사랑을 먹고 자란 제가 종일토록 당신의 색깔을 내고,

당신의 향기를 품게 하소서.

오늘 저의 삶이 당신께 차려 올리는 밥상이 되게 하소서.

형제 섬김으로 생명의 밥을 짓고, 말씀 시중으로 반찬을 마련하게 하소서.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국을 끓이고, 의탁의 생선을 굽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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