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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물가에 선 사람 -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25 조회수37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요한 21.7)


 

베드로가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진 장면에 머뭅니다.

그 모습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거의 존재 전체가 반응한 순간이었고,

이건 사랑이 움직이는 방식이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를 발견하자마자 품에 안기기 위해 달려가는 것처럼..

 

이토록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주님을 왜 바로 알아보지 못했을까

그의 마음에 머물러 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론 상처가 아직 생생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던 기억은,

여전히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겠지요.

 

주님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정말 그분이 살아나신 걸까?"

"나 같은 사람이 다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이런 자기 의심과 두려움이 눈을 흐리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즉시 알아차리지는 못했어도

"주님이십니다" 한 마디에 즉시 호수로 뛰어드는 베드로의 모습에서,

그동안 베드로가 애써 덮어두었던 감정,

그 밤 횃불 앞에서 마주친 눈빛,

말하지 못했던 후회,

다시 말 걸고 싶었던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생각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했고,

그건 순종이라기보다는,

사랑이 향하는 쪽으로 몸이 먼저 달려간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지금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주님의 현존을 알아차릴 준비가 되어 있니?"

"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다시 사랑 쪽으로 달려갈 수 있니?"

 

과거의 베드로처럼 외면할 수도 있고

오늘의 베드로처럼 뛰어들 수도 있고

그러나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결국 그 길은

주님께 향해 있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의 현존을 알아차릴 수 있는 눈을 갖게 하시고,

사랑이 부르는 쪽으로 주저 없이 달려가게 하소서.


아 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묵상글 #말씀묵상 #하루묵상 #짧은묵상 #느림의영성 #요한복음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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