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28 조회수48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요한 3,1-8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니코데모’라는 바리사이가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는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동시에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폭넓은 지식을 갖춘 사람이었지요. 당시 이스라엘의 최고 권력기관인 ‘산헤드린’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큰 권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교만하지 않았으며, 다른 바리사이들처럼 출신지역이나 조건을 가지고 예수님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분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받아들일 줄 아는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덕분에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참된 스승이심을, 예수님께서 그런 놀라운 기적들을 일으키신 것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그분과 함께 하시기 때문임을 알아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직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지니지는 못했습니다. 그분이 정말 세상을 구원하실 ‘그리스도’이시자 ‘주님’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했기에, 그분을 따르기 위해 자신이 누리는 ‘기득권’을 버릴 각오까지는 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쉬운 낮 시간을 피해 밤이라는 ‘어둠의 시간’을 택해 움직였지요.

 

그런데 이 ‘밤’이라는 표현은 니코데모가 예수님을 찾아간 시간적 배경을 가리키는 한편, 아직 주님께서 비춰주시는 진리의 빛을 향해 온전히 열려있지 못한 그의 내면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성과 논리를 통해 예수님의 신원을 이해하는 데까지는 도달했으나, 믿음으로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고 의지와 결단으로 그 뜻을 따르는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니코데모에게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즉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만 구원의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철저히 따름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리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 니코데모의 입장에서는 굳이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세상의 것들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거기에 구원과 참된 생명이라는 영적 가치까지 더해서 가지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양다리 걸치기는 참된 신앙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의 것들로 쌓아올린 욕망의 탑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말씀의 실천을 통해 새로운 탑을 한 층 한 층 새롭게 쌓아올릴 것을 요구하시는 겁니다. 아래 즉 세상에 속한 사람으로 살 때에는 완고하고 교만하며 자기 중심적인 모습으로 살았지만, 위 즉 하느님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과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럴 수 있는 힘은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 덕분에 구원받을 자녀로 새로 태어났으니 그분 자녀‘답게’ 살아야 하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고, 어떻게 해야 그분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이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변화되는 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