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교회 공동체 “참다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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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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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4-29 | 조회수87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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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9.화요일 시에나의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사도4,32-37 요한3,7.8-15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교회 공동체 “참다운 우정의 사람들”
오늘 옛 현자의 말씀이 참 유익한 가르침이 됩니다. “본질에 가까워진 단순함 속에는 무수한 복잡함이 담겨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모든 과잉을 제거한 것이다.”<다산>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전형인 성인들의 단순한 모습이 바로 이러합니다. “문장이 경지에 이르면 기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적절할 뿐이고, 인품이 경지에 이르면 특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자연스러울 뿐이다.” 이런 자연스러움은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삶에서 목격하는 사실입니다. 특별하거나 별난 것은 결코 참된 영성의 표지가 아닙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복음도 귀한 진리가 반복됩니다.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하신 말씀은 시공과 종파를 초월하여 진리를 추구하는 모든 구도자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이와 같다.”
참으로 믿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기원한 하느님의 선물, 성령의 선물같은 귀한 품위의 우리 존재들입니다. 이런 품위의 삶을 살라고 눈들면 늘 파스카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의 영원한 ‘하늘길’이신 파스카 십자가의 예수님을 믿음으로 위로부터 선사되는 영원한 생명이 존엄한 품위의 삶을, 한 마음 한 뜻의 참다운 우정의 공동체 삶을 살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은총입니다. 살아갈수록 명품종교, 명품신자, 명품인생에 천주교의 미사전례은총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통감합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분들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얼마전 성인다운 삶을 살다가 88세로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이의 참 좋은 본보기입니다. 오늘 4월29일은 33세, 예수님 나이에 선종하신 시에나의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입니다. 우리 수도원 주변에도 성녀 가타리나를 닮은 자매들도 여러분 있으며 특히 오늘 미사중 기억하며 봉헌합니다.
성녀는 1347년 시에나의 하층 중산층 가정에서 25남매중 23번째로 태어났습니다. 성녀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고 읽고 쓸줄도 몰랐습니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동정을 그리스도께 바쳤고 10대 중반까지 기도와 명상시간을 가졌고, 16세 도미니코 제3수도회에 입회합니다. 성녀는 남녀동료들과 함께 북부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며 성직자 개혁, 새로운 십자군 운동을 촉구하며, 참된 회개와 쇄신은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성녀는 1366년 19세 나이에 ‘예수님과의 신비로운 결혼’을 체험했고, 그후 병자들을 돌보고 가난한 이들을 섬겼고, 병원이나 집에서 이들을 돌봤습니다. 1370년 23세 때, 성녀는 지옥, 연옥, 천국에 대한 일련의 환상을 보았고, 공적인 삶으로 나가라는 명령을 수행합니다. 성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방 대분열은 1417년까지 계속되었고, 서방 분열의 문제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성녀를 늘 괴롭혔습니다.
성녀가 쓴 300통의 편지는 성녀의 말을 필경사가 받아 적은 것이며, 교황에게 보낸 서신에서 ‘성하’라는 공식적 칭호대신 다정하게 교황님(Papa)이라 불렀습니다. 성녀는 26가지 기도문을 남겼고,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대화집’의 저술을 남겼는데 이 또한 필경사가 성녀의 체험을 받아 적은 것입니다.
성녀는 3개월간 고통을 온전히 견뎌낸후 1380년 4월29일 33세로 선종합니다. 임종을 앞두고 이룬 마지막 업적은 교황 우르바노 6세와 로마 공화국의 화해였습니다. 성녀는 1939년 성 프란치스코와 함께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으로, 그리고 1999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성 베네딕도, 성 치릴로와 성 메테디오, 스웨덴의 비르짓타, 십자가의 데레사 베네딕타(에디트 슈타인)와 함께 가타리나 성녀를 유럽수호성인으로 선포합니다.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는 성녀에게 교회학자 칭호를 수여했습니다.
참으로 33세 짧은 생애, 보통 사람의 몇배를 불꽃처럼 치열하게 살았던 불가사의한 성녀 가타리나였습니다. 말 그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성녀답게, 은총의 선물에 상응하여 분투의 노력을 다했던, 시종여일 하느님의 놀라운 선물로 일관했던 생애였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초대교회의 공동체 생활을 보여줍니다. 말그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이들의 중심에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사도들을 통해 은총을 베푸시니 그대로 참다운 우정의 하늘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인간들의 노력만으로 이룬 유토피아가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노력이 함께 하여 이룬 아름다운 공동체요, 우리 수도공동체가 롤모델로 삼는 이상적 공동체입니다. 공동체에 대한 묘사가 참 아름다워 그대로 인용합니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사도들은 큰 능력으로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그들 가운데 궁핍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말그대로 자발적 사랑의 공산주의 공동체입니다. 억지로나 강제적인 유혈 혁명의 평등 공동체가 아니라, 자발적 사랑의 정의와 평화, 평등의 공동체입니다. 진정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들이라면 모름지기 여기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 영감을 얻고 배워야 하며, 이에 앞서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겸손과 사랑이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선물같은 공동체입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야말로 참으로 자랑스런 존재론적 복음 선포의 공동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며 바로 우리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공동체가 참 좋은 모범이 됩니다. 완성된 공동체는 없습니다. 순례여정중 완성을 향해가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미완의 공동체요, 그래서 부단히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나기 위해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한결같이, 끊임없이 바치는 자발적 사랑의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입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자발적 사랑의 하늘나라 공동체 실현에 참 좋은 도움을 줍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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