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요한 3: 13) 부활 2주간, 오늘도 나는 내 안에서 조용히 울려오는 초대를 듣습니다. '내가 죽고, 다시 살아내야 한다.' 이 깊은 초대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 섭니다. 그리고 보게 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움켜쥐고, 스스로를 지키려 애쓰던 나 자신을. 아직 놓지 못한 것들이 내 손 안에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두려움, 자존심, 상처, 외면하고 싶던 나의 약함까지... 그 하나하나를 오늘 아침, 조용히 떠오르는 대로 바라봅니다. 그 순간, 말씀이 제게 말을 겁니다. '들어 올림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상처와 약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하느님께 내어 맡기는 거야.' 진정한 부활은 자아를 깨뜨리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자리에서, 상처의 자리에서 그대로 들어 올려지는 신비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놓습니다. 저를 당신 손에 온전히 맡깁니다. 저를 들어 올려 주소서.' 그때, 마음에 떠오르는 장면 하나. 아빠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며 웃고, 아이도 환하게 웃는 그 순간. 이것이 부활이구나. 오늘, 나는 힘을 빼고 아빠의 두 팔에 안겨 들어올려지는 그 기쁨을 맛봅니다. 
" 주님, 오늘도 저를 당신 품에 안아 올려주소서. 아멘.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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