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요한 6: 5) 한 아이가 가진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는 장면은 짧고 소박하지만 그 안에는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우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복음은 아이의 말을 직접 전하지 않지만, 그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내어놓았는지 궁금해 하며 그 아이의 마음이 되어 보았습니다. 아이는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계산보다도, 그저 예수님께 드리면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순수한 믿음으로 내어놓습니다. 어른들이 갖는 이성적 판단이나 망설임 없이, “예수님이 원하신다면 드려야지.” 하는 신뢰 어린 마음으로 드립니다. 아이는 비록 가진 것은 작고 보잘것없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기꺼이 드리는 용기가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는 안드레아의 말 속에 어른들의 회의적 시선이 담겨 있지만, 아이는 그런 눈치를 보지 않고 “작지만 내가 가진 전부예요.” 라는 마음으로 드립니다. 아이는 빵과 물고기를 혼자 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 순간, 혼자보다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나눔은 단지 ‘소유’의 포기라기보다, “이 기쁨과 배부름을 모두가 누리면 좋겠다”는 공동체적 사랑의 시작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예수님의 손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드리는 것은, 그것이 단지 빵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맡기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주님, 이 작은 것이 당신 손에 들어가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라는 믿음의 표현이자 존재 전체를 봉헌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왜 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주님, 부활의 빛 안에서 아이처럼 순한 마음을 저도 갖게 하소서.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는 용기, 당신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믿음을 오늘 제 안에도 일으켜 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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