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이해인
꼭 닫혀 있던 문이기에
더욱 천천히 조심스레 열리네
침묵 속에 키워둔 말
처음으로 꽃 피우며
하늘을 보는 기쁨이여
누구라도 사랑하고
누구라도 용서하는 어진 눈빛의 여인
미운 껍질을 깨듯
부질없는 욕심을 밀어내고
눈부신 아름다도 겸허히 다스리며
서 있는 모습 그대로
한 송이 시가 되는 백목련
예수아기 안은 성모처럼
가슴을 활짝 열고 하늘을 담네
모든 이를 오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