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27) | |||
---|---|---|---|---|
작성자최원석
![]() ![]() |
작성일2025-05-11 | 조회수33 | 추천수1 |
반대(0)
![]() |
* 오늘의 말씀(5/11) :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 * 제1독서 : 사도 13, 14. 43-52 * 제2독서 : 묵시 7, 9. 14ㄴ-17 * 복음 : 요한 10, 27-30
27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28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29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30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착한 목자 주일이요 성소주일입니다. 이날 우리는 참으로 귀한 말씀을 듣습니다. 사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목소리들이 혼탁하게 뒤섞여있습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온갖 뉴스들과 비난비판의 소리들, 그리고 우리 자신 안에서도 요란스런 생각들의 소리가 거세게 들려옵니다. 우리는 이 많은 소리들의 홍수 속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구별할 줄 알고, 귀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땅 끝까지 구원을 가져다주도록, 내가 너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세웠다.”(사도13,47)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던 사도 바오로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던.”(사도 13,52 참조) 제자들이 목자들의 모델로 제시됩니다. <제2독서>에서는 목자인 ‘어린양’의 보살핌으로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복음>은 ‘성전봉헌축제’ 때 벌어진 예수님과 유대인들과의 논쟁을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둘러싸고 윽박지르는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요한 10,27-28ㄱ)
여기에서, ‘목자’의 특성은 ‘알다’ 와 ‘준다.’ 라는 동사로, ‘양’의 특성은 ‘알아듣는다’ 와 ‘따른다’ 라는 동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양들’은 들려오는 그 많은 말들 중에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양들’이라면, 분명 그 많은 목소리 속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양들은 어떻게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되는가?
그것은 먼저 목자가 양들을 “알고” 사랑하여 불렀기 때문입니다. 목자가 지극한 사랑의 목소리로 양들을 거듭거듭 불렀고, 그 바람에 목자의 목소리가 양들의 귀에 담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목소리를 체험으로 알고 기억하고 있어 알아듣게 된 까닭입니다. <신명기>에서 모세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만일 너희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귀담아들어,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그의 모든 명령을 성심껏 실천하면, 너희 하느님께서는 땅 위에 너희를 높여주실 것이다.”(신명 28,1)
그러니 이미 ‘마음에 새겨 두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신명기>의 ‘쉐마 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하느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신명 6,4-6)
그러니 “알다”라는 단어의 뜻은 단순히 정보를 안다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밀애의 영역에서 체험으로 알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알아듣는다.”라는 말은 단지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차원, 곧 ‘믿음으로 듣는 것’이요, ‘사랑을 깨달아 알아듣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믿음으로 사랑을 받아들인 내면적인 관계의 형성을 의미하며, 인격적인 교류를 뜻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양들은 목자를 따르게 됩니다. “따른다”는 뜻은 ‘받아들이다’, ‘환영하다’란 의미를 넘어서, ‘곁에 있다’는 표현입니다. 곧 ‘곁에서 함께 걷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믿고 사랑하는 이는 순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순명으로 따르면, 더 더욱 사랑을 깊이 깨달아 알아갑니다. 이렇게 ‘주님의 사랑’을 믿고 따르는 이에게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 곧 당신의 생명이신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요한 10,28). 결국, 이 네 동사는 모두가 관계를 깊이 맺는 진실 된 ‘관계성’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이 성소의 길이 그렇습니다. 그렇게 주님과의 관계를 깊고 진실 되게 맺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말씀을 듣고 체험하면서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그들을(내 양들) 내 손에서 빼앗아가지 못할 것이다.”(요한 10,28)
“당신의 손”은 바로 ‘당신의 권능’을 드러냅니다. 당신의 권능의 손에서 아무도 그분의 양들을 빼앗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잘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리게네스 교부는 지적을 들어봅니다. “그러나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라고 했지, ‘아무도 그분의 손에서 떨어져 내릴 수 없다.’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가진 이는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아무도 우리를 하느님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고, 아무도 우리를 채 갈 없지만, 우리가 게으르다면 그분의 손에서 떨어져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예레미야 강해 18,3)
다시 말하면, 유대인들처럼, 스스로 완고함으로 “주님의 목소리”를 믿지 않고 배척하는 이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결코 우리는 예수님의 손에서 스스로 떨어져 내리는 일이 없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목장의 주인이신 아버지와의 관계를 이렇게 밝히십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
그렇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목자와 양들도 서로 알아보고 한 몸을 이루며, 목자는 당신의 지체인 양들을 결코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무엇보다도 양들을 소중하게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양들을 구하시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시기를 주저하지 않으신 까닭입니다. 아멘.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27) 주님!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서 숨지 않고 피해 달아나지 않게 하소서! 당신 면전에 나서서 주님임을 알고 당신 사랑의 목소리 듣게 하소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듣게 하시고 깨달아 알게 하소서! 깨달아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새기게 하시고 따르게 하소서! 당신 말씀을 따름이 제 행복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