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목자형 인간관계 모델
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13 조회수87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5년 다해 부활 제4주간 화요일 

 

 

 

<목자형 인간관계 모델>

 

 

 

복음: 요한 10,22-30

 

 


LORENZETTI, Pietro 작, (1325)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요한복음 10장 22절에서 30절 말씀을 통해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묵상합니다. 착한 목자께서는 양들을 하나하나 불러 ‘앞장서’ 나아가십니다. 그러나 그분을 따르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어떤 책임을 느끼실까요?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얽매이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믿지 않는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예수님은 사랑 그 자체이시지만, 인간적인 애정에 휘둘리지 않으십니다. 그 이유는 양 떼가 당신의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한마디로 예수님은 매우 ‘쿨’한 분이십니다. 관계에 있어 질척이거나 끈적이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께서 해야 할 일을 하시고, 앞장서 나아가실 뿐입니다. 따르든 따르지 않든 그것은 양들의 선택이며, 그에 대한 심판은 아버지의 몫입니다.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양 떼를 이끌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양들은 흩어집니다. 목자가 자신을 보호하려고는 하지 않고 귀찮거나, 심지어 잡아먹으려는 존재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영화가 ‘케인에 대하여’입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는 한때 자유로운 여행가였던 에바가 아들 케빈을 낳으면서 겪게 되는 깊은 내적 갈등과 파국적인 결과를 그린 작품입니다. 에바에게 아들 케빈은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앗아간 존재, 축복이기보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처럼 여겨집니다. 그녀는 케빈이 태어나기 전, 열정적으로 세상을 누비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지도를 방 한가득 붙여놓고 과거를 그리워합니다. 이러한 에바의 무의식적인 거부감은 케빈과의 관계에 처음부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케빈은 어린 시절부터 유독 엄마인 에바에게만 적대적이고 까다로운 아이였습니다. 엄마의 품에 안기면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의 말을 따르지 않으며 끊임없이 에바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반면, 아빠 프랭클린 앞에서는 비교적 순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 프랭클린은 에바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여기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에바는 아들 케빈이 아빠와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케빈은 부부 사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며 에바를 더욱 고립시킵니다. 엄마는 아들을 사랑하려 애쓰지만, 그 사랑은 일방적이고 뒤틀린 형태로 나타나며, 케빈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에바는 케빈의 행동 이면에 있는 악의를 감지하지만, 남편에게조차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 절망합니다.

 

 

    결국, 케빈은 십 대가 되어 학교에서 끔찍한 사건을 저지릅니다. 그는 활을 사용하여 다수의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던 아빠 프랭클린과 여동생마저 살해합니다. 이 사건으로 에바는 아들을 둔 ‘가해자의 엄마’로서 사회의 모든 비난과 증오를 한 몸에 받으며 살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려면 우리가 양 떼를 이끌고 주인에게로 향하는 목자로서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케빈의 엄마가 남편에게 아이를 잘 키워서 데려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러한 비극은 없었을 것입니다. 엄마는 자신의 삶을 앗아간 존재로 아들을 바라보았고, 아들과 아빠 사이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시키지 못했으며, 그 결과는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파멸로 이어졌습니다. 에바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의 죄를 평생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하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전에 이러한 사례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무능한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일해서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자 엄마를 미워하고 학교 가기도 거부합니다. 이때 아내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빠와 함께 살게 된 아이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엄마는 이혼을 다시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워서 데려갈 대상이 없는 채로 아이를 키우면 아이를 잡아먹는 엄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 떼를 이끌고 나아가는 참된 목자로서의 관계를 맺으십시오. 관계에 휘둘리거나 집착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고 오히려 내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것입니다. 내가 먼저 아버지께 나아가지 않는다면 나를 따르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도망 다닐 것입니다. 

    계속 정진하십시오.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하느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러면 자녀들은 끝까지 쫓아올 것입니다. 물론 그다음은 하느님께로 내가 먼저 나아가며 쫓아오게 하면 영원히 자녀는 엄마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이 좋은 예가 ‘정은표 씨 가족’입니다. 정은표 씨 가족은 정말 교회의 가르침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아빠가 아이들 공부하지 말고 농장에 가자고 할 때 아이들은 공부해야 한다고 반대합니다. 그러자 엄마가 “아빠가 가자면 가는 것이지, 이것들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엄마는 아이들에게도 사랑받습니다. 김하얀 씨는 이런 면에서 목자형 인간관계를 맺을 줄 아는 분인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