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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서로 사랑하여라 “공부, 발견, 선택, 훈련”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14 조회수7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25.5.14.수요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사도1,15-17.20-26 요한15,9-17

 

 

서로 사랑하여라

“공부, 발견, 선택, 훈련”

 

 

"주님, 당신의 은총이 생명보다 낫기에,

 내 입술이 당신을 찬양하리이다."(시편63,4)

 

오늘은 성 마티아 사도 축일입니다. 마티아라는 이름은 당시 그리스 문화권에서 불렀던 ‘마티티아(Mattithiah)의 약칭으로, ’하느님의 선물’이란 뜻입니다. 마티아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마티아가 사도로 뽑히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열두사도중 배반자 유다를 대신하여 뽑힌 마티아요, 베드로 사도의 설명에서 보다시피 사도의 우선적 특징이자 사명은 ‘예수님 부활의 증인’입니다.

 

“그러므로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그렇게 한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평생 동행한 제자들이야말로 사도가 되기 위한 기본 필수 전제 조건임을 봅니다. 그러니 평생 스승이자 주님으로부터, 또 동행한 예수님의 제자들이자 동료형제들로부터 ‘사랑’도 보고 배웠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습니다. 사랑도 보고 배웁니다. 비단 사랑만이 아니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를 보고 배웁니다. 그래서 보고 배울 사랑의 어른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없고 노인은 많아도 어른은 없는 세태를 개탄합니다. 오늘 옛 현자의 지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어른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것은 당당함이 되어야지 방종함이 되어서는 안된다.”<다산>

이런 방종함이 없는 당당함은 자존감 높은 사랑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니 사랑의 당당함이겠습니다. 사랑많이 하고 많이 받을수록 정체성 또렷한 겸손한 삶에 자존감 높은 온전하고 당당한 삶이겠습니다.

 

“어른은 스스로를 바르게 함으로써 만물을 새롭게 하는 사람이다.”<맹자>

바로 예수님을 위시한 사도들과 성인들을 두고 하는 말씀같습니다. 참으로 사랑의 어른들은 존재자체로 주위를 밝힙니다. ‘네 정도 만큼 세상도 바로 그러하다(As you are, so is the world)’는 짧은 영어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세상을 변화시기에 앞서 네 자신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내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사랑입니다. 새삼 ‘노화의 여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익어가는 ‘성화의 여정’으로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이어 마티아를 뽑기전 요셉과 마티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 기도하는 베드로로부터 또 분별의 지혜와 사랑을 배웁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

 

둘 다 사도로서 기본 조건을 지녔기에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제비뽑기를 선택했으니 이보다 공정한 사랑의 행위는 없겠고 바로 여기 제비뽑기에사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된 마티아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마티아는 유다 지방과 콜키스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십자가형 또는 참수형을 받고 유해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독일 트리어로 운반됐다 합니다. 이어 노르만 침공으로 분실됐다가 다시 발견되어 안장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트리어교구는 마티아 사도를 수호성인으로 모십니다.

 

사랑의 절정인 순교는 성체와의 결합을 뜻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 평생 사랑을 보고 배웠을 사도들이야말로 사랑의 대가이자 달인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제외한 그 누구도 사랑공부에는 초보자로 평생 보고 배워야 하는 졸업이 없는 평생 영원한 현역의 사랑의 학인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 주님께 사랑을 배웁니다. 

 

1.“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여기 말하는 사랑은 순수하고 비이기적인 아가페 사랑입니다. 예수님이 아버지께 보고 배운 사랑이요 우리가 예수님께 평생 보고 배워야 할 아가페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바로 내 사랑의 분별의 잣대가 됩니다. 집착하지 않는 초연한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기쁨으로 충만케 하는 사랑, 무지와 무의미한, 허무한 삶에 대한 유일한 처방이 이런 사랑뿐입니다. 사랑의 빛이 허무와 무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다 함은 사랑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이요 사랑은 인간의 본질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해서 비로서 참 사람의 실현입니다. 사람이 되는 것은 사랑뿐이 답이, 길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2.“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님께서 친히 주시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신원은 주님의 제자이면서 주님의 친구가 되니 얼마나 영예로운 신원인지요! 참으로 예수님과 우정이 날로 깊어지는 ‘우정의 여정’에 예수님과 절친의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뽑으셨습니다. 이래서 성소는 주님의 귀한 은총의 선물이자 우리의 신원이자 존재이유입니다. 그러니 주님께 뽑힌자로서의 삶에 부족함이 없이 부단히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여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건강과 돈 걱정이 우선이 아니라 이런 사랑공부가 우선임을 깨닫습니다. 사랑도 끊임없는, 한결같은 공부요 노력입니다. 최고의 건강 기법(技法)은 사랑 공부뿐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사랑은 없습니다. 평생 배워야 하는, 평생 발견하고 깨달아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사랑이요, 부단히 선택하여 훈련하고 습관해야하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 수도원의 일과표도 사랑이 시스템화된 일과표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시편공동전례기도와 미사전례는 물론 모든 일과가 사랑이 시스템화된 사랑의 선택 -훈련-습관화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섬기는 사랑의 형제적 공동체, 사랑의 학교인 수도원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살아 있는 그날까지 계속될 사랑의 공부, 사랑의 훈련입니다. 새삼 사랑하기에 턱없이 짧은 인생이요, 사랑하라고 연장되는 우리의 날들임을 깨닫습니다. 제가 요즘 실천하는 사랑 실천은 주로 다섯입니다.

 

1.평생 매일 강론 써 나누기

2.문자 메시지에 “사랑하는...”이라는 말마디 많이 사용하기

3.할 수 있는 한 강복 많이 주기

4.집무실 옆 샛노란 사랑 가득한 ‘애기똥풀꽃길’에서 사진 찍어 주기

5.미소짓기

 

엊그제도 밤늦게 그 먼길 탐스러운 수국을 가득 가져다 성당 꽃꽂이 한 자매가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 꽃사진과 더불어 이런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자매님이 선물한 수국이네요. 감사합니다. 수국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운 자매님께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화로우시고 행복하세요.”

언젠가 꽃한송이를 선물한 가난한 자매에게 선물한 사랑의 답시도 생각납니다.

“꽃이 꽃을 가져오다니요. 그냥 오세요. 당신은 꽃보다 더 예뻐요!”

 

살아있을 때 기도와 회개, 공부와 사랑이지 죽으면 모두가 끝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샘솟는 ‘사랑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5,17).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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