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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예수님께서 아버지 집에 손수 거처를 마련하러 가시는 이유
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16 조회수30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5년 다해 부활 제4주간 금요일 

 

 

 

<예수님께서 아버지 집에 손수 거처를 마련하러 가시는 이유>

 

 

 

복음: 요한 14,1-6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그 유명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길’은 무엇을 말할까요? 예수님은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라고 하십니다. 길은 분명히 아버지께 가는 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진리일까요? ‘행복’입니다. 이 세상은 세속-육신-마귀와 관련된 것이 행복이라고 속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이 되었다는 믿음이 곧 행복이라 말씀하십니다. 이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생명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생명력을 가지라면 ‘사명’이 있어야 합니다. 살아야 할 목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분명 각자에게 영원한 사명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누군가가 거처할 곳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기 위해 우리가 거처할 곳을 마련하러 아버지께 먼저 가십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우리 이름을 부르셔서 당신을 따르게 하십니다. 이것이 구원의 원리이고 사랑의 방법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송탄에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빌라에 혼자 사셨습니다. 무릎 수술도 하셔서 점점 계단을 내려오는 일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다리에 근육이 빠져서 넘어져 골반 대퇴골 뼈가 부러지셨습니다.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자녀 된 도리에서는 어머니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아무리 운동하시라고 해도 아프다고 안 하시고 해 봐야 뭐 하느냐고 안 하시고 기분이 안 좋다고 안 하시는 적이 많습니다. 

 

 

    저희는 어머니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있는 본당 바로 옆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 하나를 샀습니다. 다행히 어머니께서 그동안 모아오신 모든 돈이 있었습니다. 집을 사고, 잘 꾸미고 이사하는 등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희망을 품게 되셨습니다. 스스로 병원이 지옥처럼 괴롭다고 하십니다. 

분명 여기로 오시면 편합니다. 저희가 집을 마련하고 공사를 하고 이사를 할 때는 어머니를 떠나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성당에 다니기 위한 숙소를 마련하고 있음을 믿어야 하십니다. 이것은 분명 어머니를 다시 걷게 할 것입니다. 거처할 곳은 ‘희망’입니다. 희망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머니의 길이 되고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됩니다. 

 

 

    예전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가톨릭학생회에 들어서 데모에 끌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무엇 때문에 가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서울역으로 갔다가 장소가 바뀌어 명동성당이 새로운 집결 장소가 되었습니다. 허둥대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저는 서둘러 어디론가로 가는 여학생에게 여기가 집결 장소가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주위를 살피며 손바닥에 무언가 썼습니다. 저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하니 짜증 내며 명동성당으로 집회 장소가 바뀌었다고 말하고는 뛰다시피 가버렸습니다. 

홀로 된 저는 그냥 집으로 와 버렸습니다. 뉴스를 보니 명동성당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포위되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것이 며칠이 되었고 오랜만에 나오게 된 같은 동아리 형은 맞아서 한쪽 눈이 함몰됐습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준비한 참 행복과 평화를 주는 거처를 가지지 못합니다. 그래서 책임 없이 이끌고 그 결과는 고통뿐입니다. 우리는 아버지 곁에 거처를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사제가 한다면 이것은 소공동체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레지오와 같은 단체들도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이끌었을 때 그들이 행복하게 머물 곳을 먼저 마련해야 하는 것입니다. 양들을 찾아 떠나기 전에 아흔아홉 마리가 자신들끼리 잘 지낼 수 있는 산에 거처를 마련해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세례받은 이들이 반드시 들어가서 행복하게 거처할 곳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아니면 사랑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 집에 손수 거처를 마련하러 가시는 이유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기 위함이십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됨이 곧 사랑이 됨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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